7월 03, 2019
글 고성연
1 고흐가 생의 후반부에 1년 정도 머무르며 치료를 받았던 생레미 드 프로방스의 생폴 드 모솔(Saint-Paul de Mausole) 수도원의 정신병동. 온통 자연에 둘러싸여 있어 병동에 갇혀 있을 때도 고흐는 풍경을 많이 그렸다.
2 노스트라다무스의 고향인 생레미 드 프로방스는 찬란한 역사의 흔적을 마주칠 수 있는 곳이다. 무려 1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로마 유적은 또 다른 생레미의 상징이다. 이미지 제공: 지역 관광청
3 고흐는 생레미에서도 다수의 명작을 남겼기에 마을 곳곳에 그 자취를 볼 수 있다. 하늘색 배경이 인상적인 고흐의 자화상도 그중 하나다. 사진은 생폴 드 모솔 안에 있는 패널.
4 ‘반 고흐 산책’ 을 할 수 있는 코스를 밟으면 올리브, 사이프러스 등 다양한 나무와 꽃으로 가득한 자연의 축복을 만끽할 수 있다.
2 노스트라다무스의 고향인 생레미 드 프로방스는 찬란한 역사의 흔적을 마주칠 수 있는 곳이다. 무려 1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로마 유적은 또 다른 생레미의 상징이다. 이미지 제공: 지역 관광청
3 고흐는 생레미에서도 다수의 명작을 남겼기에 마을 곳곳에 그 자취를 볼 수 있다. 하늘색 배경이 인상적인 고흐의 자화상도 그중 하나다. 사진은 생폴 드 모솔 안에 있는 패널.
4 ‘반 고흐 산책’ 을 할 수 있는 코스를 밟으면 올리브, 사이프러스 등 다양한 나무와 꽃으로 가득한 자연의 축복을 만끽할 수 있다.
아비뇽에서 차로 3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프로방스에서 요즘 꽤 주가가 높아지고 있는 작은 도시, 아니 ‘마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법한 아담한 매력을 품은 생레미 드 프로방스(Saint-Rémy de Provence)가 나온다. 올리브 향이 공기에 배어 있다고 느낄 정도로 올리브나무가 풍성하게 뒤덮고 있는 이 사랑스러운 소도시는 당대의 예언가로 이름을 떨쳤던 노스트라다무스의 고향으로 프랑스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전 지구적인 유명세는 프로방스의 ‘반 고흐 루트’에 포함된 덕분에 얻은 것이다. 고흐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을 비롯해 1백50점이 넘는 작품이 탄생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1889년 5월, 아를에 머물던 고흐는 귀를 자르는 사건 뒤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해 북동쪽으로 24km 떨어진 생레미의 생폴 드 모솔(Saint-Paul de Mausole) 수도원의 정신병동에 입원해 1년간 창작을 이어갔다. 이제는 관광 명소가 된 이 요양원을 찾아, 그리고 더불어 생레미의 풍광을 감상하러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고흐의 자취를 따라가는 1km의 산책길
생레미에서 ‘강추’할 만한 여정은 ‘한적하게 걷기’다. 도심을 둘러본 뒤 생폴 드 무솔을 향해 느릿느릿, 아름다운 풍광을 한껏 감상하면서 걸어가는 1km짜리 ‘산책’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산책길에는 빈센트 반 고흐가 때때로 허가를 받아 감시인과 함께 병동에서 나와 ‘영혼’으로 흡수했던 풍경이 펼쳐진 주요 장소들에 그의 그림과 설명을 담은 복제본 패널 19개가 놓여 있다. 올리브나무, 사이프러스나무, 양귀비꽃 등 자연 소재와 풍경을 모티브로 한 고흐 특유의 감성이 밴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그야말로 ‘그림이 된 풍경’인 셈이다. 고흐는 생생한 색이 두드러진 이곳의 풍경을 좋아했고, 특히 병원을 둘러싼 올리브 숲에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고흐가 아니더라도 생레미가 속한 알피 (Alpilles) 지역의 경치에 넋을 잃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하다.
아름다워서 더 슬픈 12세기 수도원의 풍경
고흐표 그림 패널과 함께 여기저기를 여유롭게 감상하면서 걷다 보면 어느덧 생폴 드 무솔의 팻말이 보이고, 고뇌하는 표정의 고흐 동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건물 안팎에서도 역시 그의 흔적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그가 그린 건물, 아이리스, 올리브나무 그림을 비롯해 하늘색 배경에 당근빛 수염, 맑고 허무한 눈동자가 인상적인 그의 유명한 자화상이 프린트된 패널도 있다. 화창한 날씨 덕에 더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12세기 수도원 건물이라 그런지 이 요양원은 꽤 운치 있었다. 회랑 자체는 어두컴컴해 흐린 날에는 스산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각형 중정이 있는 안뜰의 소담스러운 화단은 빛을 머금으면 천진난만하게 미소 짓는 듯하다. 마치 가까스로 스스로를 다잡으며 그림을 그려나가다 다시 우울에 빠지곤 했던 고흐의 대비되는 마음 상태처럼. 어쨌거나 그에게는 동생 테오의 배려로 치료를 받으며 묵었던 병실과 별도로 작업실로 썼던 방도 주어졌고, 그는 그림에 몰두했다.
‘백미’라 할 수 있는 뒤뜰에는 여름이면 라벤더가 수놓인 들판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는데, 이 해맑은 풍경이 때로는 그에게 위안과 영감을 안겨줬으리라. 괴롭게 갇혀 지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의 상상력은 빛났다. “그저 한번 실물을 바라보는 것보다 더 괜찮고 만족할 만한 풍경을 그릴 수 있어. 별빛 하늘, 한번 꼭 그려보고 싶어.” 그가 친구인 에밀 베르나르에게 쓴 편지에 담은 소망은 그대로 그림이 되었다.
‘백미’라 할 수 있는 뒤뜰에는 여름이면 라벤더가 수놓인 들판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는데, 이 해맑은 풍경이 때로는 그에게 위안과 영감을 안겨줬으리라. 괴롭게 갇혀 지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의 상상력은 빛났다. “그저 한번 실물을 바라보는 것보다 더 괜찮고 만족할 만한 풍경을 그릴 수 있어. 별빛 하늘, 한번 꼭 그려보고 싶어.” 그가 친구인 에밀 베르나르에게 쓴 편지에 담은 소망은 그대로 그림이 되었다.
프로방스 디자이너 아웃렛 (Designer Outlet Provence)
프로방스의 소도시를 걷다가 마주치는 상점들도 사랑스럽지만, 폭넓은 선택 속에 실속 있는 쇼핑을 즐기고 싶다면 아웃렛만 한 데가 없을 터. 맥아더글렌 그룹이 운영하는 프랑스 남부 최초의 아웃렛으로, 2년 전 탄생한 프로방스 디자인 아웃렛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이유다. 생레미, 레보드프로방스, 마르세유, 엑상프로방스 등에서 차로 30분에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한 미라마(Miramas)에 터를 잡았는데, 주변 경치가 수려할 뿐 아니라 건축과 정원 설계도 조화미를 품고 있어 ‘우수 아웃렛’에 주는 상까지 받았다. 지방시,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도 있지만 산드로, 마쥬, 이자벨 마랑, 아메리칸 빈티지 등 프랑스 인기 로컬 브랜드를 다수 구비해 ‘실속파 패피’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나 있고, 향후 공간을 더 확장할 예정. 쇼핑 중 허기를 달랠 먹거리를 소개하자면 프로방스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올리바도르(Olivadors) 레스토랑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유명 셰프 도미니크 페라르가 남부 지역의 올리브 등 신선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개발한 매력적인 메뉴가 기다리고 있다.
주소 Mas de la Péronne, 13140 Miramas
사이트 http://mcarthurglenprovence.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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