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07, 2016
에디터 배미진(이탈리아 현지 취재) | photographed by park gun zoo
멋진 옷, 트렌드를 추구하는 감각적인 패션 피플이라도 섬유와 원단이 생산되는 과정과 그 가치까지 알기는 어렵다. 장인 정신과 고유의 가치를 목숨같이 여기는 이탈리아인의 정수가 담긴 놀라운 브랜드가 있다. 보석 같은 패브릭으로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콜롬보 노블 파이버(Colombo Noble Fibres)가 탄생하는 현장에 다녀왔다.
1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상급 원료만 사용하는 캐시미어로 완성한 여성용 니트.
윤기가 느껴지는 캐시미어 머플러. 촉감이 다른 부드러운 직조 방식의 남성용 풀오버 니트.
염색 후 다시 세탁하는 과정을 거쳐 자연스러운 이탤리언 컬러로 완성한 콜롬보의 시그너처 캐시미어 재킷 케이트. 래빗 퍼를 매치한 니트 글러브. 촉감만으로도 최고의 캐시미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오렌지 컬러 캐시미어 숄.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매력적인 캐시미어 글러브. 모두 콜롬보 노블 파이버.
2 최고의 소재가 가장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든다는 철학을 지닌 콜롬보의 2016 F/W 여성 컬렉션.
3 밍크와 친칠라, 세이블 등 고가의 소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4 오직 소수의 브랜드만이 채집권을 갖고 있는 비큐냐
윤기가 느껴지는 캐시미어 머플러. 촉감이 다른 부드러운 직조 방식의 남성용 풀오버 니트.
염색 후 다시 세탁하는 과정을 거쳐 자연스러운 이탤리언 컬러로 완성한 콜롬보의 시그너처 캐시미어 재킷 케이트. 래빗 퍼를 매치한 니트 글러브. 촉감만으로도 최고의 캐시미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오렌지 컬러 캐시미어 숄.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매력적인 캐시미어 글러브. 모두 콜롬보 노블 파이버.
2 최고의 소재가 가장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든다는 철학을 지닌 콜롬보의 2016 F/W 여성 컬렉션.
3 밍크와 친칠라, 세이블 등 고가의 소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4 오직 소수의 브랜드만이 채집권을 갖고 있는 비큐냐
최고의 브랜드가 선택한 이탈리아 패브릭, 콜롬보 노블 파이버
이탈리아에서 좋은 옷을 만든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질 좋은 패브릭, 그리고 퀄리티가 뛰어난 원사가 필요하다는 요소까지 대중에게까지 전달되기는 어렵다. 최고의 부가가치를 이끌어내는 럭셔리 패션 비즈니스에서 하이 퀄리티 패브릭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보석처럼 귀하고 아름다운 캐시미어, 비큐냐, 캐멀이 없다면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들 수 없기에, 최고의 패브릭만을 추구하는,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높이 평가받는 브랜드가 콜롬보 노블 파이버다. 1960년대 루이지 콜롬보의 이름을 따서 설립한 브랜드 콜롬보의 놀라운 가치는 몇 가지 사실만으로도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우선 최고급만 추구하는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캐시미어 패브릭은 물론 다양한 고가의 패브릭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금 패션 신의 중심인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셀린느의 실험적이지만 고급스러운 패브릭을 개발하는 것 역시 콜롬보라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에르메스가 의류 카테고리에서 성공을 거두었을 때, 다른 브랜드를 쉽게 언급하지 않는 에르메스 CEO가 직접 나서 원단을 공급해준 콜롬보의 공이 컸다고 이야기한 일화는 이탈리아 출장 기간 내내 프레스들에게 회자가 되었다.
최고급 캐시미어부터 진귀한 비큐냐까지
밀라노에서 차로 1시간, 콜롬보가 태어나고 성장하는 고장은 오르타 호수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의 보르고세시아(Borgosesia)와 겜메(Ghemme) 지역. 이탈리아의 북부에 해당하는 곳으로, 지리적으로 스위스와 맞닿아 있다. 이곳에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로로피아나, 콜롬보의 원단 생산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모두 이탈리아, 혹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다. 퀄리티를 절대적인 가치로 생각하는 브랜드들이 이곳에 모여 있는 이유는 미네랄 함유량이 적은 물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이 지역이 패브릭을 생산하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30,000m2, 4백 명이 넘는 직원들이 이곳에서 94단계의 생산 공정과 18번의 꼼꼼한 중간 점검을 통해 완벽한 패브릭을 생산한다. 주로 다루는 원재료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캐시미어를 비롯해 ‘신의 섬유’로 불리는 비큐냐(vicun?a), 잉카제국 왕족의 옷에만 사용했던 친칠라(chinchilla) 등 진귀하고 특별한 섬유다. 이탈리아 내에 고급 패브릭을 생산하는 곳은 많지만, 에르메스, 루이 비통, 프라다, 구찌, 휴고 보스의 최고급 라인을 위해 패브릭을 생산하고 자체 레이블을 운영하며 밍크와 친칠라 같은 값비싼 소재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은 오직 콜롬보뿐이다. 콜롬보를 이야기할 때 비큐냐를 빼놓을 수 없는데, 워낙 희귀해 이 소재를 다루는 브랜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CITES(The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보호받고 있는데, 콜롬보는 이를 거래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실로 만들 수 있는 최고급 소재를 제공하는 비큐냐는 1년에 오직 250g의 울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생산량이 적다. 비큐냐로 제작한 코트의 윤기와 가벼움은 캐시미어나 인공적인 섬유로 재현할 수 없고, 시계나 보석처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을 정도로 가치 높은 패브릭이기에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5 패브릭 고유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기 위해 지금까지 고전적인 방법대로 카르도 열매로 패브릭의 잔털을 일으켜 기모를 만들어낸다.
6 원사부터 패브릭, 의류까지생산하기에 퀄리티 컨트롤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7 의류 디자인 팀을 별도로 운영하지만 디자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원단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 콜롬보의 원칙이다.
8 실험 정신과 도전에 가장 큰 의미를 두는 현재 콜롬보의 CEO 로베르토 콜롬보.
9 최상급 캐시미어 패브릭으로 완성한 콜롬보의 남성 재킷.
6 원사부터 패브릭, 의류까지생산하기에 퀄리티 컨트롤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7 의류 디자인 팀을 별도로 운영하지만 디자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원단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 콜롬보의 원칙이다.
8 실험 정신과 도전에 가장 큰 의미를 두는 현재 콜롬보의 CEO 로베르토 콜롬보.
9 최상급 캐시미어 패브릭으로 완성한 콜롬보의 남성 재킷.
퀄리티가 핏을 만든다
전 세계 각지에서 원재료 채취부터 원사 생산, 패브릭 완성까지, 거의 예술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공정으로 탄생한 패브릭 중 최상급만 선별해 만든 것이 바로 콜롬보의 의류 컬렉션이다. 좋은 패브릭을 만드는 브랜드답게 프리미엄 의류 시장에서도 인상적인 행보를 보였다. 2010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거리 비아 델라 스피가 33번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오픈했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 14개 매장, 2백 개의 주요 백화점 및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다섯 곳(에비뉴엘 본점·월드타워점, 신라호텔 아케이드점,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 대백프라자)에 달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의상, 소재를 돋보이게 하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한 컬렉션을 소개하기 위해 50km에 달하는 패브릭을 생산하고, 다양한 직조 방식을 개발한 후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도 콜롬보만의 노하우다. 패션 생태계가 다양해질수록 원재료의 가치는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단 하나의 실로 150g에 불과한, 너무나도 가벼운 남성용 수트 재킷을 만들어내는 콜롬보의 가치는 역시 이탈리아이기에 가능하다. 이탈리아인의 장인 정신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하거나, 거대 기업이 이탈리아 고유의 정체성을 지닌 브랜드를 인수 합병하는 등의 변화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전진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본질을 잊지 않고 자신만의 발전, 퀄리티를 위한 노력을 거듭하는 심지 굳은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것이 바로 콜롬보 노블 파이버인 것이다.
문의 02-2118-6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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