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미학을 헤아리는 브랜드라면 우리네 화산섬 제주의 고유한 미를 고민하기 마련일 것이다. 아니, 이 아름다운 땅에 들어설 브랜드 공간을 생각하는 건 외려 기쁘기 그지없는 과제가 아닐까. 1872년 덴마크에서 탄생해 가구, 조명, 오브제 등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굳건한 강자로 자리매김해온 프리츠한센의 제주 스토어는 한눈에 그런 기대가 헛되지 않았다는 인상으로 다가온다. 북으로는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남으로는 가파도가 시야에 담기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라는 지명으로 더 익숙한 이 동네에 지난 3월 초 프리츠한센 제주 스토어가 문을 열고 화사하고도 청신한 자태를 뽐냈다. 도심의 흔한 수직적 자태와는 다르게 깔끔한 하얀 벽을 드러낸 단층 건물들로 구성된 프리츠한센 제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매장이자 라운지와 카페, 야외의 뜰 등을 거느린 복합 공간답게 여유로운 분위기는 물론 볼거리도 남달랐다. 덴마크 알러뢰드에 위치한 프리츠한센 본사의 디자인 홀과 모습이 닮았다고 하는데, 그 홀을 장식하는 조형물 ‘컬러 휠’부터 작년 코펜하겐의 디자인 페어 3데이스오브디자인(3daysofdesign)에서 선보인 ‘큐브(The Cube)’까지 특별히 전시되어 있다. 물론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에그·스완·시리즈 7·PK22 체어 등의 상징적인 가구 컬렉션과 동시대 최고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완성한 컨템퍼러리 컬렉션도 공간을 수놓고 있다. 유리창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세레나데 속에서 유유히 오라를 뿜어내는 가구들 사이로 다양한 회화 작품이 걸려 있는 근사한 조화도 눈을 잡아끈다(여주 갤러리와의 협업으로 역시 구매 가능하다고). 그리고 야외에 놓인 스카게락 컬렉션의 기다란 의자에 누워 바라보는 매력적인 풍경은 ‘역시 제주’라는 감탄사를 절로 뱉게 한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 18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