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ing for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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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 2023

글 고성연

아트 위크 도쿄(AWT) 2023_프리뷰  
다시금 하늘길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게 된 요즈음 우리나라의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이웃 나라 일본. 만약 올가을 일본의 수도 도쿄를 찾을 계획이 있다면, 혹은 가까운 도시를 방문할 예정인 미술 애호가라면 염두에 둘 만한 행사가 있다. 오는 10월 말 프리뷰로 시작해 11월 초까지 열리는 가을 미술 축제 아트 위크 도쿄(Art Week Tokyo, AWT). 무비자 여행이 불가한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가을 ‘소프트 론칭’으로 시동을 걸었고 지난해 확장형 버전으로 다국적 손님들을 본격적으로 맞이한 이 글로벌 행사는 올해 도쿄의 아트 신(scene)을 몸소 감상할 수 있는 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내세워 ‘판’을 벌인다. 특히 작품 구매가 가능한 전용 플랫폼이 새롭게 등장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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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시나 지역, 더 나아가서는 글로벌 차원의 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는 전략적인 콘텐츠의 출발을 가까이에서 접한다는 건 흥미진진한 일이다. 그것이 현대 도시에서 강력한 상징 경제로 작동하는 문화의 영역이라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아트 페어 브랜드 프리즈(Frieze)가 서울에 입성한 이래 2년째 초가을에 문화 예술 생태계를 한껏 달군 아트 주간의 열기를 생각해보라. 행사 자체에 대한 호오(好惡)를 떠나 이 주간에 쏟아지는 여러 부문의 관심과 투자의 강도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서울에서 키아프(Kiaf)·프리즈를 내세운 미술 주간이 뜨겁게 펼쳐진 뒤에 도쿄에서 가을의 정점을 장식하는 ‘아트 위크 도쿄(Art Week Tokyo, 이하 AWT)’가 열리는 구도가 형성된지라 더욱 흥미롭다. 프리즈가 우리나라의 대표적 아트 페어 키아프와 ‘공동 개최’라는 느슨한 형태로 손을 잡았고, 프리즈와 더불어 아트 페어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아트 바젤(Art Basel)이 ‘협업(collaboration)’이라는 구호 아래 겉보기에는 튀지 않는 신중한 모양새로 아트 AWT의 도우미로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AWT는 ‘아트 페어’ 형식이 아니라 여러 전시와 문화 예술 콘텐츠를 도시 기행처럼 즐기는 ‘쇼케이스’를 표방하지만, 호응이 지속된다면 얼마든지 판매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거듭나지 못할 리 없지 않은가. 실제로 올가을 나흘간(11월 2~5일)의 공식 일정으로 다시 찾아오는 AWT 2023은 처음으로 세일즈 플랫폼 ‘AWT Focus’를 도입한다. AWT가 첫해 내국인 대상으로만 진행했던 소프트 론칭으로 2만 명, 지난해에는 아트 바젤의 해외 VIP 컬렉터들을 포함해 3만2천 명가량의 방문객을 모은 데 따른 자신감에서 비롯된 시도로 여겨진다. 럭셔리 호텔인 오쿠라 도쿄 부지 내의 오쿠라 미술관(Okura Museum of Art)에서 라는 기획전이 열리는데, 이는 일본인 혹은 일본에서 활동하는 작가 64명의 1백 점 넘는 작품을 판매하는 작은 아트 페어의 성격을 띤다(표는 11월 1일부터 온라인 링크를 통하거나 현장에서 구매 가능). 전후 일본의 아방가르드를 이끈 구타이 그룹의 리더 요시하라 지로를 비롯해 1960년대 말 모노하 운동을 이끈 이우환(한국 작가), 현대 사진의 거장 스기모토 히로시 등도 포함돼 있다.
AWT 포커스를 제외하면 프로그램의 구성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39개 갤러리를 비롯해 총 50개 기관·조직이 참여하는 AWT 2023 명단에는 일본에서 미술관 전시로는 27년 만에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기획전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MoT를 비롯해 도쿄 국립 신미술관, 도쿄 국립 근대미술관 같은 유수 공공 미술관은 물론 전 지구적 환경 위기를 다룬 기획전이 진행 중인 모리 아트 센터, 아티존, 시세이도 갤러리, 에르메스의 도쿄 전시 공간인 르 포럼 등 사립 미술관과 아트 센터, 그리고 아크 위크 도쿄의 공동 창립자이자 디렉터 니나가와 아쓰코가 이끄는 화랑인 다케 니나가와를 위시해 갤러리 페로탕, 블럼 앤드 포, 스카이더배스하우스, 웨이팅룸 등이 올라 있다. 이 밖에도 영상, 미식, 건축 등의 프로그램이 구비되어 있다(www.artweektokyo.com). 구역별로 정리된 지도를 보고 자신만의 노선을 정한 다음, AWT 로고가 새겨진 무료 전용 버스를 타고 여러 아트 스페이스를 마음껏 돌아다니고 미술관 입장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갤러리는 무료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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