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ult of Bea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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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1, 2025

바쉐론 콘스탄틴은 기계에 관련된 노하우를 넘어, 장인들이 예술가로서 자신을 표현하는 미학에 대한 퀘스트를 통해 늘 타 브랜드와 차별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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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형 기요셰를 새긴 실버 톤 다이얼은 안개 속 풍경에서 꽃다발이 피어오르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회화로 치면 그리자유와 스푸마토가 어우러진 것 같은 분위기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안드레아 델 사르토(Andrea del Sarto),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의 회화는 물론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궁전 장식이나 18세기 프랑스 귀족 저택의 문 장식을 떠올리게 한다. 1780년에 제작된 이 다이얼은 메종이 초창기부터 장식 예술에 깊은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시각적 즐거움을 전하려는 의지가 깃들어 있다. 엉겅퀴나 아칸서스 잎 무늬를 넣은 샹르베 또는 클루아조네 에나멜 장식, 양식화된 꽃이나 사실적인 꽃다발, 플랭케 배경에서 돋보이는 문장이나 모노그램, 알프스 또는 토스카나의 풍경, 성모와 아기 예수, 부르주아 인테리어의 초상화, 진주, 보석, 카메오 등 바쉐론 콘스탄틴의 다이얼과 케이스는 미니어처 예술의 무대가 되어왔다. 18세기, 장-마크 바쉐론은 제네바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독립 예술 장인들과 협업했다. 그들은 ‘장식 예술’이라는 명칭도 없던 당시에, 코담배 상자, 알약 상자, 오토마통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러한 장식 예술은 1960년대까지 이어졌지만, 쿼츠 시계와 스포츠 시계가 등장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죠.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 기술들을 되살리며 선구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의 설명이다.

“장인 예술은 기술과 함께 우리의 노하우를 완성하는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유산에서 정당성을 찾은 메종은 시계 장인 예술의 현대적 표현을 부흥시켰다. 에나멜링, 기요셰, 젬 세팅, 인그레이빙 등 네 가지 전통적인 기술을 자체적으로 통합했고, 새롭게 증가한 수요와 함께 독립 장인들과의 협업도 다시 활기를 띠었다. 이러한 기술들은 오늘날 다양한 모델에 컬렉션과 상관없이 적용되며, 유니크 피스를 제작하는 캐비노티에(Les Cabinotiers) 부서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돋보이는 무대는 역시 ‘메티에 다르(Métiers d’Art)’라는 이름을 그대로 적용한 컬렉션이다. “이 컬렉션은 루브르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고궁 박물관 등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과 문화의 세계로 확장됩니다. 시간, 예술, 문명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하죠.” 프로덕트 & 이노베이션 디렉터 산드린 동기의 설명이다. 매년 한두 차례 새로운 모델들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되며, 이미 긴 리미티드 에디션 리스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에나멜 배경에 중국의 12간지를 인그레이빙한 모델, 다이아몬드로 표현한 물줄기와 금빛 산, 아우구스투스의 흉상,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 다리우스의 사자, 타니스의 스핑크스, 위대한 탐험가와 항공 개척자들에게 바치는 시계까지. “이 컬렉션이 지닌 두 가지 과제는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포용하는 동시에, 탁월한 장인 정신과 전통 예술 공예 기법을 끊임없이 계승하고 확장하는 것입니다.” 산드린 동기는 이렇게 덧붙인다. 이처럼 장인 정신에 대한 깊은 애정과 미적 탐구는 메티에 다르 컬렉션에만 머물지 않는다. 모든 모델의 다이얼 구성, 형태의 조화, 비율 등에서도 일관되게 드러난다. “1950년대까지 대부분의 시계 브랜드는 인하우스 디자인 부서를 두지 않았습니다. 케이스 제작자들이 모델을 디자인해 매뉴팩처에 제안하는 방식이었죠.” 크리스티앙 셀모니는 시계 디자인의 역사적 흐름을 이렇게 회고한다. 1970년대 들어 시계 전문 디자이너들이 등장했는데, 바쉐론 콘스탄틴과 함께 ‘222’ 모델을 선보인 요르크 하이섹(Jörg Hysek)이 대표적이다. 1980년대 후반에는 외부 디자이너와 매뉴팩처 간의 독점 계약이 이루어졌으며, 바쉐론 콘스탄틴도 1989년에 그 흐름에 합류했다. 이후 2002년부터 메종은 제품 디자인 및 개발 부서를 통합했으며, 오늘날 모든 모델을 자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이처럼 각기 다른 기술과 전문성이 깃든 스위스 시계 산업 생태계 속에서 제네바는 전통적으로 수공 마감 기법, 소재, 진귀한 메탈의 차별화된 방법을 적용하는 지역이다. 이것이 바로 제네바가 최고급 시계의 도시라 불리는 이유다. 그 명성은 눈에 보이는 디테일은 물론, 보이지 않는 부분에까지 깃든다. 예를 들어 무브먼트 플레이트의 모든 부품을 손으로 정교하게 다듬는 앵글라주는 오직 시계를 열어본 워치메이커만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의 정수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메종에서는 섬세한 손길이 오브제의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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