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of 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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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2, 2012

에디터 고성연

여행의 미학을 품은 예술, 가방을 수놓다.

여행용 가방의 대명사 격인 쌤소나이트가 예술을 담은 트렁크 시리즈를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트 페어 KIAF에서 공개했다. 국내 작가 4명과 손잡고 여행과 수트케이스 그리고 예술의 의미 있는 만남을 시도한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의 창의적인 결과물이다. 여행의 미학을 추구하는 브랜드 쌤소나이트의 진화하는 여정이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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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9월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2에서 여행 가방의 미학을 펼쳐 보인 쌤소나이트의 부스. 사진 왼쪽의 트렁크는 이용백 작가의 컬래버레이션 작품으로 6백 개 한정으로 10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2 지구촌을 누비며  모은 그림엽서, 어릴 적부터 수집해온 우표 등 ‘여행에 관한 명상’을 담아낸 황주리 작가의 작품. 55X82X33cm

3 삶의 다음 여정을 준비하며 쌤소나이트 가방에 짐을 꾸리던 아버지에 대한 단상을 작품으로 녹여낸 차민영 작가의 ‘에어 트렁크(Air Trunk)’. 55X79X34cm

4 쌤소나이트라는 브랜드명에서 딴 ‘삼손(Samson)’에서 영감을 얻어 사자 머리 형상을 트렁크에 접목한 지용호 작가의 인상적인 작품. 55X79X34cm

5 시각적 효과가 뚜렷한 화려한 문양과 가방 앞·뒷면의 대비가 돋보이는 손진아 작가의 작품. 손 작가는 여행을 정체된 일상의 습관에서 벗어나 ‘낯섦’을 찾는 과정으로 바라보았다고. 55X82X33cm


최근 여행 산문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인기 작가 이병률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행은 상상의 뼈대가 되고 창조의 살이 된다’고 했다. ‘여행용 가방의 대명사’라 해도 무방할 만큼 대중적으로 가장 탄탄한 인지도를 확보한 브랜드 쌤소나이트(SAMSONITE)는 이처럼 예술적 창의성의 뼈와 살이 되는 ‘여행의 미학’을 트렁크에 펼쳐 보이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각자 색채가 다른 국내 미술계의 역량 있는 작가들과 손잡고 ‘여행’이라는 소재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창조된’ 가방을 선보이는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황주리, 지용호, 손진아, 차민영 등 4명의 작가에게 주어진 공식 주제는 ‘A Unique Travel’. 여행이라는 가치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 이들의 작품은 지난 9월 중순 개최된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미술계 잔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많은 미술 작품의 화려한 향연 속에서 당당히 자태를 드러낸 쌤소나이트의 아트 컬래버레이션 작품은 단순히 실용적인 도구로서의 트렁크가 아니라 ‘여행의 예술’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도전 정신과 열정을 다채롭게 수놓은 창조적 산물로서의 정체성을 주장하는 듯했다.

세계 곳곳을 돌며 각양각색의 돌과 안경, 그림엽서를 모아왔다는 황주리 작가는 ‘여행은 지는 해를 잡으려는 몸짓이고, 그 햇살의 온도를 오래 간직하는 일’이라고 정의하며 여행에 관한 명상을 한 바닥 써 내려갈 만큼 여행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추억이 얽힌 그림과 우표로 빼곡히 채운 톡톡 튀는 여행용 트렁크가 인상적이다. 아마도 삶의 단상을 절로 떠올리게 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든 ‘주인공’은 차민영 작가의 작품 2점일 것이다. 병상의 아버지가 답답한 공간에서 탈출하기 위해 가방에 짐을 꾸리던 모습을 떠올리며 디자인했다는 산소통 형태의 ‘에어 트렁크(Air Trunk)’,그리고 자유와 가능성을 상징하는 여행 가방의 이미지와 대조적으로 반복적인 패턴 속에서만 움직이는 도시의 전철과 현대인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서브웨이 수트케이스(Subway Suitcase)’가 바로 그것이다. 시각적 효과가 강력한 문양과 가방 앞·뒷면의 대비가 돋보이는 손진아 작가의 작품, 그리고 쌤소나이트의 삼손(Samson)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자 머리 형상을 트렁크에 접목한 지용호 작가의 작품도 흥미로웠다. 트렁크에 담긴 쌤소나이트의 ‘예술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  ‘산림의 해’를 맞아, 소나무 연작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배병우 씨와 협업했던 쌤소나이트는 10월에는 이용백 작가와 함께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Angel Soldier’ 시리즈를 토대로 한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전개할 예정이다. 쌤소나이트는 이러한 활동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은 전부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 씨가 설립한 NGO 단체 ‘희망의 망고나무’에 기부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시대정신을 동반한 순수예술을 바탕으로 한 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감성적 영역을 꾸준히 넓혀나가고자 하는 쌤소나이트의 미학적 여정이 주시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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