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of F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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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 2024

에디터 성정민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강력한 성과를 낸 워치 브랜드 위블로(Hublot). 이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워치메이킹에 대한 열정과 혁신, 그리고 창의성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융합의 예술이라 부르기로 했다.

1980년은 위블로가 탄생한 해다. 창립자 카를로 크로코(Carlo Crocco)는 이탈리아에서 시계 및 보석 기업을 운영하던 집안에 태어난 워치메이커이며, 스위스로 터전을 옮겨 시계 제작 회사 위블로를 만들었다. 1백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적 워치메이커들 사이에서 이제 막 40년이 지난 위블로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성과 창의성에 기반을 둔 특별한 노하우 덕분이었다. 그것은 타 브랜드에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소재를 시계에 적용하는 끊임없는 도전 정신에서 비롯되었다. 브랜드 탄생과 함께 선보인 첫 번째 시계 케이스 디자인은 배의 현창에서 영감받았다. 여기에 위블로는 당시 최고의 명품 시계 브랜드에서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골드와 러버를 결합한 최초의 명품 시계를 제작한다. 이전에 다른 브랜드들에서 했던 것을 발판 삼아 나아간 것이 아니라 확고하게 자리 잡은 시계 시장에서 또 다른 혁신으로 새로운 지평을 넓힌 것. 이후에도 이전 하이엔드 브랜드에서는 잘 쓰지 않던 러버 소재를 티타늄이나 골드 소재와 함께 스트랩에 적극 활용해 시계 소재의 범위를 넓혔으며, 금과 세라믹을 결합해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는 매직 골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타 브랜드들에서 워치 소재에 변화를 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로써 위블로는 과거와 미래, 전통과 혁신을 결합한 현대의 연금술사로 군림하게 되었다. 위블로는 이를 ‘Art of Fusion(융합의 예술)’이라 명명했다. 이 키 프레임은 지금까지도 위블로의 아이덴티티이자 사명으로 신제품 개발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렇게 브랜드의 혁신성과 콘셉트를 확고히 한 위블로는 2004년 새로운 변환점을 맞이했다. 당시 시계업계에서 마케팅 천재라 불리던 장-클로드 비버(Jean-Claude Biver)를 CEO로 영입한 것. 당시 장-클로드 비버는 태생부터 혁신성을 지닌 브랜드 위블로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기존 마케팅 전략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남들과 다른 것을 시도하겠다고 공표한 것. 그는 취임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05년에 빅뱅 컬렉션의 첫 번째 모델인 빅뱅 골드 세라믹을 성공적으로 출시한다. 날카로운 각도와 케이스 주위에 배열한 6개의 나사, 양쪽에 있는 베젤 러그 등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마치 미래의 시계 같은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뿐 아니라 빅뱅은 위블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의 시계로 자리 잡았다. 이후 위블로는 스피릿 오브 빅뱅, 클래식 퓨전, 스퀘어 뱅, MP 등 5개의 컬렉션으로 라인업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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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메이킹 기술의 집약체, 매뉴팩처
위블로가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워치메이킹 기술력과 하이엔드 워치 제작 공정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위블로는 라 코트(La Côte) 포도원 사이 제네바와 로잔 중간에 있는 제네바 호수 기슭에 작지만 매력적인 마을인 니옹(Nyon)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08년 럭셔리 제품 분야의 세계적 선두 주자인 LVMH 그룹이 브랜드를 인수하고 1년 후 위블로는 모든 활동을 재편성했다. 이전 두 곳에 분산되어 있던 가공, 조립 및 복합 작업장과 관리 및 연구 개발 부서를 6개 층에 걸쳐 6,000㎡ 면적에 통일한 것. 이는 창의성과 혁신에 대한 연구 측면에서 브랜드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단계가 되었다. 이러한 공정상의 집적화로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만나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유동성을 지니게 되었고, 이는 하이엔드 워치를 생산하는 데 매우 큰 메리트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과 유니코 무브먼트의 주된 연구·생산이 이뤄지고 있으며, 다이얼 측면에 칼럼 휠을 통합한 크로노그래프 역시 위블로의 이 매뉴팩처에서 전적으로 설계·개발·제조되었다.
6년 후 위블로는 매뉴팩처 면적에 한계를 느끼고 또 하나의 건물을 지었다. 그리고 세계적인 레이싱 대회인 포뮬러(Formula) 1™ 그랑프리의 서킷과 유사한 통로를 만들어 두 건물을 연결했다. 새 건물의 면적은 8,000㎡로 총 면적은 14,000㎡에 달하며, 1백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이 새로운 건물에서는 주로 매뉴팩처 무브먼트용 부품 생산과 시계 케이스 생산을 전담하고 석재 세팅, 장식, 전기도금 및 표면 마감 부서도 갖추었다. 첫 번째 건물에는 현재 관리 사무실,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부서, 무브먼트 조립, 케이스업, 핸드 및 팔찌 피팅,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크숍, 품질 관리 및 연구 개발 부서가 위치한다.
매뉴팩처는 위블로의 기본 가치 중 하나인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와 스쿠터를 최적으로 충전하기 위한 충전소와 재생 가능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을 장착했으며, 지역 수분을 장려하는 데 도움을 주는 11개의 벌집을 들여놓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벌집에 관한 이야기다. 농업과 농촌의 풍경은 꿀벌에게 수많은 채집 자원을 제공한다. 매년 위블로는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봄 작물을 수확하고, 7월 말에는 여름 작물을 수확한다. 꿀은 크고 가벼운 나무 상자에 포장되어 위블로의 연말 축하 행사의 일환으로 고객, 브랜드의 프렌즈 및 프레스에 제공된다. 위블로는 또한 직원과 제조업체에 위치한 크레슈(보육원)에 다니는 어린이들에게 꿀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벌통과 꿀 수확을 체험할 수 있는 워크숍에 등록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주요 환경문제에 대해 직원과 어린이에게 가르치고 있다.
스타가 사랑하는 시계
위블로가 타 브랜드들에 비해 시장에 늦게 진입했음에도 빠르게 고도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럭셔리 스포츠와 스포츠 스타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한 스타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 역시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 승마와 폴로 경기를 즐기는 유럽 로열패밀리들이 위블로가 등장하자마자 즐겨 착용했으며, 이로써 ‘왕들의 시계’라는 별명을 얻었기 때문이다. 당시 스페인 국왕은 그리스 국왕에게 선물로 줄 시계 중 위블로를 선택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스웨덴 국왕 카를 구스타프(Karl Gustav)는 비공식 행사인 승마 경기는 물론 공식 행사인 노벨상 시상식에서도 위블로 시계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에도 위블로의 스포츠 사랑은 계속되었다. 2006년 위블로는 스위스 축구 팀 후원사로 지정되었다. 그로부터 2년 후에는 UEFA 유로 2008™의 공식 시계로 선정되었으며 이후 2010년 FIFA 월드컵™ 공식 타임키퍼로 선정되었고, 2014 브라질에서 개최된 FIFA 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 FIFA 월드컵™에서도 공식 타임키퍼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2015년에는 UEFA 챔피언스 리그 및 유로파 리그, 2021년에는 유럽 내 UEFA 유로 공식 시계로 선정되었으며 2022년 카타르 FIFA 월드컵™ 및 2024년 독일에서 열린 UEFA 유로 2024™ 공식 시계로 임명되는 등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 지지를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각종 스포츠 스타들을 지원하고 그들과 협업하며 럭셔리 워치로서 ‘위블로’라는 브랜드를 끊임없이 각인시켰다. 축구뿐 아니라 골프, 레이싱 같은 모터 스포츠에도 지원과 협업을 아끼지 않는다. 위블로 골프컵(Hublot Golf Cup)을 통해 2016년 US 오픈, 2016년 US 오픈을 포함해 17회 이상의 프로 우승을 차지한 더스틴 존슨(Dustin Johnson)과의 명망 높은 파트너십 덕분에 골프계와 강력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와 함께 빅뱅 유니코 골프(Big Bang Unico Golf)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골프 전용으로 새로운 무브먼트를 갖춘 워치로 골퍼가 플레이하면서 점수를 쉽게 계산할 수 있게 해준다. 2010년에는 포뮬러 1™의 공식 워치로 선정되어 페라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페라리의 모든 활동에 참여하는 독점 파트너인 위블로는 페라리와 페라리 챌린지의 공식 타임키퍼이자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공식 시계일 뿐 아니라 페라리 특별 이벤트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수년에 걸쳐 위블로가 스포츠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2020년까지 모든 이벤트의 공식 시간 기록원으로 ICC(국제크리켓협의회)와 연계한 최초의 럭셔리 브랜드가 되었다. 그뿐 아니라 스키, 테니스, 육상 경기, 야구, 미식축구, 권투 등 각종 스포츠업계 챔피언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스포츠 워치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집중하지 않은 대중적인 스포츠에 투자하면서 위블로라는 생소한 브랜드를 더욱 빠르게 알리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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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연금술사
앞서 소개한 매뉴팩처에서 모든 공정을 통일한 덕분에 위블로는 다양한 소재를 마음껏 연구하고 실험해 탄생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기존 귀금속 합금을 그냥 쓰지 않고 개선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재료를 써서 획기적인 복합 재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소재에 대한 창의성을 제품에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위블로는 모든 부속품을 내부에서 생산하며 자체적으로 위블로늄(Hublonium,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의 혼합물)을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적 재료인 매직 골드(Magic Gold)는 2011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스크래치에 강한 18K 골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 페데랄 드 로잔(´Ecole Polytechnique Fe´de´rale de Lausanne, EPFL)과의 협력으로 개발된 매직 골드는 스크래치에 약한 금의 약점을 보완한 뛰어난 소재다. 그런 만큼 스크래치로 골머리를 앓는 소비자에게 완전한 메리트로 다가갈 워치임에 틀림없다. 이 독특한 소재는 복잡한 제조 과정에서 붕소탄화물과 24K 골드가 매직 골드로 융합되며 내구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독특한 황금 색조를 띠게 해 즉시 알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역시 위블로 매뉴팩처에 설치된 하이테크 주조소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다음으로 위블로가 잘 사용하는 독특한 재료는 탄성 고무, 즉 러버(rubber)다. 위블로가 최초로 사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유연하지만 내구성이 뛰어나며 방수까지 가능한 이 강력한 소재를 고급 시계에 매치한다는 생각을 그 누구도 하지 못했다. 위블로는 이 러버로 자신들만의 스트랩을 만들어냈고 이는 혁신의 출발점이 되었다. 따라서 러버는 위블로의 유산에서 가장 중요하고 상징적인 재료 중 하나다. 특히 위블로 러버는 천연과 인공 러버를 융합해 부드럽고 방수 가능하며, 내마모성이 뛰어난 러버의 특성을 십분 살렸다. 또 엄격한 기술은 물론 미적 기준에 부합하는 높은 성능을 확보했다.
사파이어 역시 위블로가 첫 번째로 상업화하는 데 성공한 소재다. 매우 단단하며 투명하고 광채를 발하는 사파이어는 매력적인 소재지만, 그 단단함 때문에 가공하기가 극도로 어렵다. 위블로는 이런 사파이어를 잘 연마해 결점 없이 고른 색상을 지닌 투명하고 큰 사파이어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결국 위블로의 기술자와 화학자는 독특한 미적 특징을 지닌 합성 사파이어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위블로는 실험실에서 독자적 절차를 통해 검은색, 노란색, 파란색은 물론 분홍색까지, 새로운 색상의 합성 사파이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위블로가 사랑하는 대표 소재 중 하나인 세라믹이 있다. 위블로에서는 디자인의 핵심 속성으로 소재를 꼽으며 어떤 소재든 미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고유의 특색을 부여한다. 세라믹도 마찬가지. 위블로 매뉴팩처에서는 케이스와 베젤에 적용하는 고성능 세라믹을 개발했다. 세라믹은 단단하고 가벼우며 세련되기까지 했다. 거기에 다이아몬드를 제외한 모든 스크래치에 강하며, 변색 없이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다. 항알레르기성으로 어떤 사람이든 착용 가능하기에 이 완벽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15년 이상에 걸쳐 연구 개발을 지속한 결과 고온에서 아연을 소성해 완성할 수 있었다. 세라믹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 세라믹을 다양한 컬러로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선명한 레드 컬러와 로열 블루를 개발해 소재의 성능뿐 아니라 위블로만의 디자인적 위상까지 높였다.
이외에도 깃털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강한 탄소섬유, 18K 골드보다 더 붉은색을 띠는 킹 골드, 백금과 유사한 은백색의 금속인 팔라듐, 스테인리스강, 탄탈룸, 티타늄, 텅스텐, 지르코늄,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금속인 오스뮴, 알루미늄 등과 같은 특수 소재를 써서 근본적인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문의 02-540-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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