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여성을 그린 다채로운 방식과 휴머니즘적 접근, 유구한 전통의 해체를 통한 진보적 행보,
익숙한 요소를 바라보는 신선한 시각이 함께한 2020 F/W 컬렉션.
그 면면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트렌드 키워드 8.
trend 1_Oversized Cape&Poncho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isabel marant, Loro Piana, michael kors collection 케이프, 판초는 가을, 겨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클래식 아우터. 이번 시즌에는 마치 블랭킷을 두른 것처럼 보이는, 품이 넉넉하고 길이가 긴 아이템이 유행이다. 손과 무릎이 보이지 않을 만큼 큰 사이즈의 헤링본 판초에 톤온톤 부츠와 벨트를 함께 스타일링한 이자벨 마랑, 오버사이즈 케이프 아래로 얼굴까지 올라오는 긴 터틀넥과 롱부츠를 매치해 프로포션이 좋아 보이는 효과를 연출한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 이 밖에도 셀린느, 지방시, 페라가모, 마크 제이콥스 등의 쇼를 참고해 트렌디한 스타일링을 즐겨볼 것. |
trend 2_Sleek Lather Coat
(왼쪽부터) tod’s, HermÈs, Loro Piana 올 레더(all leather) 룩이 펜디, 미우미우, 디올 같은 빅 브랜드의 쇼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가운데, 트렌드에 민감한 이라면 그 중심에 레더 코트가 있음을 눈치챘을 터. 특히 일찍부터 레더 제품을 다루며 노하우를 쌓아온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부드러운 감촉의 롱 레더 코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탐스럽다. 소재 자체가 지닌 힘이 있기 때문에 장식적 요소를 제외한 심플한 스타일링이 가장 멋스럽다. 에르메스, 페라가모, 토즈 등을 참고할 것. |
trend 3_Throwback to 1960s&1970s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chloÉ, gucci, Dior, celine 1970년대의 프렌치 부르주아 룩을 향한 에디 슬리먼의 사랑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됐다. A라인 스웨이드 미니스커트, 짧은 가죽 재킷, 벨보텀 팬츠, 글램록 스타일의 화려한 드레스가 연이어 등장하며 그가 향하는 지점을 정확히 가리켰다. 한편 2015년 구찌의 수장으로 부임한 이래 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컬렉션을 펼친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를 무대 위로 올리고, 자신의 시그너처를 망라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모즈 룩을 연상시키는 미니스커트, 히피풍의 페전트 블라우스, 데님, 셋업 수트 등 1960년대와 197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템이 한데 어우러졌다. |
trend 4_Mix and Match Check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burberry, Dior, Celine, dior
이제 체크 아이템을 하나만 입는다면 다소 밋밋하거나 지루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겠다. 브리티시 컬처라는 거대 유산을 기념한 멀버리는 브라운 타탄체크 패턴의 원피스, 코트, 햇을 레이어링한 룩을 필두로 현대적인 유니폼 룩에 지극히 영국적인 패턴 플레이를 펼쳤다. 버버리 또한 브랜드의 아카이브인 베이지 체크, 트렌치코트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다양한 체크 프린트가 충돌하고 어우러지는 컬렉션을 전개했다. 체크 패턴으로 컬렉션 전반을 이끌어간 브랜드는 런던이 아닌 파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무슈 디올이 사랑한 체크를 현대적 언어로 해석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지극히 익숙하며 때로는 고루하게까지 느껴지던 패턴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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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5_Leopard Print in Different Ways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fendi, valentino, Roger Vivier 이번 시즌, 야생적 관능미를 탈피해 컬렉션의 테마를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 레오퍼드 프린트. 휴머니티라는 주제 아래 유니폼 드레싱, 클래시시즘을 반영한 발렌티노의 피엘파올로 피촐리는 지극히 평범한 그레이 컬러로 변환한 레오퍼드 프린트 코트 룩을 통해 개성을 잃은 듯 보이는, 그러나 고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시의 여성을 그려냈다. 한편 잠재성을 지닌 여성의 이중성(소프트 파워)을 표현하고자 한 실비아 펜디는 퀼팅 디테일의 핑크 새틴 드레스에 이와 상반된 질감, 컬러, 무드의 그레이 레오퍼드 프린트 퍼 코트를 매치해 전복적 콘셉트를 충실히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
trend 6_Red All Ove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givenchy, Hermès, Valentino Garavani
발랄한 파스텔, 애시드 컬러의 향연 속에서 올 레드 룩이 거물급 패션 하우스의 런웨이를 물들였다. 볼륨 있는 드레이프 솔리브가 아름다운 레드 코트에 누드 스트랩 샌들을 매치해 모던한 우아함을 정의한 지방시, 어깨와 허리 라인을 강조한 날 선 테일러드 수트에 웨일스 지방의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붉은색을 입혀 강인한 여성상을 구현한 알렉산더 맥퀸, 라텍스 홀터 드레스 아래 레드 스타킹과 힐을 매치해 1990년대식 관능미를 보여준 생 로랑 등. 무수히 많은 브랜드에서 선보인 올 레드 룩은 제각기 다른 색으로 여겨도 될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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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7_ Extreme Fringe
(왼쪽부터) Prada, bottega veneta, roger vivier 드라마틱한 율동감을 더하는 프린지 장식은 2020 F/W 시즌 런웨이 위 가장 주요한 디테일 중 하나. 컬러풀한 비즈와 원사, 원단으로 만든 프린지 장식을 대다수 룩에 적용, 유연한 동시에 강인한 여성상을 구현한 프라다가 대표적인 예다. 한편 프리폴 컬렉션에서 프린지 파우치로 폭발적 반응을 얻은 보테가 베네타의 다니엘 리는 과장된 프린지를 더한 코트, 점프 수트, 드레스 등으로 시각적 재미를 주는 동시에 트렌드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고,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적용한 새로운 스타일의 BV 프린지 크로스 백으로 뻔하지 않은 전개를 이어나갔다. |
trend 8_Pump up the Volume with Ruffles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Alexander Mcqueen, louis vuitton, aquazzura, max mara
어깨, 소매, 밑단 모두 부풀리고 또 부풀리는 것이 이번 시즌의 메인 트렌드. 그리고 풍성한 실루엣을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러플이다. 하지만 사랑스러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이 디테일을 보는 디자이너의 시각에 변화가 생긴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시즌 항해와 모험을 주제로 한 막스마라는 겹겹이 쌓아 올린 러플 장식 소매로 대담하고 강인한 여성상을 나타냈고, 알렉산더 맥퀸의 사라 버튼 역시 ‘용감한 영웅’이라 표현한 여성을 그리며 큰 러플 디테일의 테일러드 재킷, 드레스를 내놓았다. 한편 오래된 것, 규율을 향한 도전과 함께 오로지 즐거움을 좇는 자유분방함을 주제로 한 루이 비통의 컬렉션에선 발랄한 러플 스커트의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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