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에서 새벽까지, 슈퍼 SUV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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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1, 2023

김수진(프리랜스 에디터, 디블렌트 CD)
날렵하기 그지없는 스피드와 가슴을 뛰게 하는 사운드, 거기에 마치 움직이는 호텔 같은 아늑함. 슈퍼 SUV를 선택하는 이유 아닐까.
질주에 특화된 슈퍼카의 세계에서 2인승이라는 공식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건 ‘뉴스’가 아니다. 페라리부터 람보르기니 등의 슈퍼카 브랜드들이 ‘슈퍼 SUV’를 선보이는 요즘, 운전자의 성별과 폭도 좀 더 다양해지고 있다. 카레이싱을 즐기는 기분이 들면서도 패밀리 카로 활용할 수 있는 슈퍼 SUV가 꽃을 활짝 피우는 느낌이다. 모든 주행 환경에 맞는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니, 변덕스러운 취향을 지닌 운전자에게도 센스 있고 묵묵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슈퍼 SUV의 존재감은 한층 더 경쾌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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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유용성이 빼어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도 스포츠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슈퍼 SUV의 ‘일석이조’ 매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슈퍼카답게 단단한 하체를 느낄 수 있지만 시스템 조절에 따라 섀시 높이 등이 바뀌며 주행 모드에 적합한 세팅 값으로 변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갈수록 눈에 띈다. 모드에 따라 편안한 승차감을 누릴 수도 있고, 고속 성능과 안정적인 코너링까지 가능하므로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드를 즐길 수 있다. 500~700마력을 내면서 서스펜션의 고급화가 기본이 되는 SUV이다 보니, 과장을 좀 보태자면 아늑한 집 같은 공간에서 카레이싱을 하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은 고성능 4도어 SUV ‘DBX707’을 국내 시장에 내놓았다. 최고 속도 시속 310km, 최고 출력 707마력, 최대 토크 91.7kg·m, 0 → 시속 100km 가속 시간 3.3초라는 엄청난 성능을 자랑한다. ‘DBX707’은 ‘파워’와 ‘지속 가능성’을 키워드로 내세우는데, 이를 주제로 한 광고 영상도 인상적이다. 질주하는 애스턴마틴 ‘DBX707’을 타던 여성 모델이 차에서 내리며 내레이션을 시작한다. ‘파워’는 남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되지만, 남의 영향력을 멈추게 하는 것이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멈추고 싶을 때 멈추는 것도 ‘파워’라는 메시지를 반복한다. 럭셔리의 궁극을 지향하는 브랜드 비전을 차의 웅장함과 상반되는 조용한 독백으로 영화처럼 서사적으로 보여준다. 여성 고객을 강조하고 나선 점도 주목된다. ‘DBX707’이 다양한 취향을 지닌 여성 고객을 위한 럭셔리 특성을 강화하고 비스포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애스턴마틴 고유의 스포츠 드라이빙 성능은 오롯이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클럽 하우스로 떠나는 신나는 여행, 인적 드문 남도의 국도 드라이빙 모두 즐겁게 상상해볼 수 있다.
실제로 ‘DBX707’은 스포츠카 수준의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한다. 9단 자동변속기가 제공하는 효율성과 정교함은 유지하면서 저단 가속력과 기어 내 응답성을 최적화하고, 전자식 능동형 롤 컨트롤 시스템도 갖췄다. ‘GT 스포츠’와 ‘스포츠+ 드라이브’ 모드에서는 레이스 스타트 기능을 지원한다. 또 사륜구동 변환과 작동 시 적용하는 능동형 로직 시스템은 구동계와 ESP 시스템을 더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제어해 강력한 스포츠카 같은 운전 경험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 테마로 꾸민 실내는 웅장하고 경쾌하다. 가죽의 마감 사이를 가로지르는 스티치에서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고, 천장을 감싸는 알칸타라 소재도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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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4도어 SUV의 무한 변신
람보르기니는 브랜드 역사상 두 번째 SUV인 ‘우루스’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우루스 퍼포만테(Urus Perfomante)’를 출시했다. SUV 세그먼트에서 가장 많은 탄소섬유 부품으로 슈퍼 스포츠 DNA를 강조했다. 엔진을 둘러싼 보닛과 프런트 범퍼, 스플리터가 좋은 예다. 람보르기니 센트로 스틸레 디자인 부서 책임자 밋차 보커트는 “공기역학적 장점을 완벽하게 통합하고 광범위하게 탄소섬유를 적용해 ‘퍼포만테’ 헤리티지를 상기시키는 등 개성 있는 운전자 중심의 슈퍼 SUV로 디자인했다”고 설명한다. 엔진은 V8 트윈 터보로 이전 모델보다 16마력 상승한 최고 출력 666마력, 최대 토크 86.7kg·m를 뿜는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 3.3초, 최고 속도 시속 306km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주행 환경에 맞는 드라이빙 모드를 고를 수도 있는데, 스트라다에서는 고급스러운 승차감, 코르사에서는 고속 안정성과 안정적인 코너링을 느낄 수 있다. ‘우루스 퍼포만테’는가벼우면서도 연마된 운동선수와 같다. 근육질 외관, 특색 있는 디자인, V8 트윈 터보 엔진과 스포츠 배기 장치 덕분에 포장도로나 서킷은 물론 고르지 않은 노면에서도 시각과 청각을 압도하는 운전을 경험할 수 있다.
페라리는 역사상 최초의 4도어 4인승 차량 ‘푸로산게’를 공개했다. 외관은 매우 정교하게 조각하되 볼륨감 넘치는 스포츠카 같다. 성능과 운전의 즐거움, 편안함이 조화를 이루며 페라리의 DNA를 응축한 차. 그래서 이름도 이탈리아어로 ‘순종(thoroughbred)’을 의미한다는 게 재미있다. ‘눈은 도로에, 손은 스티어링 휠에’라는 페라리만의 철학은 푸로산게에도 적용된다. 주행 모드뿐 아니라 와이퍼와 방향 지시등, 클랙슨까지 스티어링 휠에서 모두 조작할 수 있다. 실내는 열선을 품은 4개의 전동 시트를 분리해 배치했다. 앞좌석은 3단계로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마사지 기능도 갖췄다. 실내엔 10개의 에어백을 숨겼다. V12 6.5L 자연 흡기 엔진을 장착했는데, 낮은 회전수에서도 80%의 토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고 출력은 725마력, 0 →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3.3초다. 페라리는 럭셔리함 속에서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책임을 잊지 않았다. 패브릭 루프 라이닝은 재활용 폴리에스터, 카펫은 바다에서 수거된 어망을 재활용한 폴리아미드로 만들었다. 알칸타라 역시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든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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