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마지막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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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2, 2023











그저 이름만으로도 수많은 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지난 3월 28일 타계한 그가 마지막으로 직접 전한 글을 엮은 단행본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가 한국, 일본, 중국, 대만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2014년 중인두암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데 성공했지만 2020년 6월 직장암이 발견되면서 투병 생활을 했다. 그는 고희를 맞이해 자신이 음악을 맡았던 영화 <마지막 황제>(1987)의 대사이기도 한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고, 이렇듯 시간의 유한함을 마주하면서 일본 문예지 <신초>에 칼럼을 연재했다(2022년 7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암과 싸우지 않고 ‘암과 살아가기’로 결심했다고 담담히 말하며 자신의 인생과 음악, 예술에 얽힌 소신과 단상을 담아낸 류이치 사카모토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의 CD를 틀고 특유의 애잔함이 흐르는 아름다운 연주곡의 결을 따라 상념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책 말미는 그의 마지막 오리지널 앨범 <12>에 대한 에피소드로 수놓았는데, 다음과 같이 갈무리된다. ‘이것으로 저의 이야기는 일단 마칩니다. Ars longa, vita brevis(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그의 유언이 된 이 문장처럼 여전히 사카모토의 음악과 예술은 우리의 귀와 심장을 울리고 있고, 앞으로도 오래도록 그럴 것이다. 3백96쪽(양장), 2만 원,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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