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06, 2014
에디터 이예진 | photographed by park gun zoo
화려한 컬러와 패턴, 경쾌한 셔츠, 보타이로 멋을 낸, 조금 다른 턱시도.
예복의 영역을 넓히는 화려한 턱시도
회사와 집을 오가며 평범한 일상을 사는 남자는 턱시도를 평생 단 한 번도 입을 일이 없을 수도 있다. 게다가 온갖 무늬와 색깔, 독특한 소재를 입은, 어찌 보면 밤무대 의상(?)을 연상시키는 턱시도는 말할 것도 없다. 계절과 시대에 따라 변화해온 웨딩드레스와는 달리 신랑의 예복은 블랙 수트와 턱시도라는 틀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화려한 옷차림을 즐기는 셀러브리티 역시 결혼식에서도 클래식한 기본 턱시도를 고집할 정도. 톰 포드에는 의외로 국내에 수입한 턱시도 종류가 네이비 컬러에 두꺼운 블랙 숄칼라를 덧댄 디자인으로 단 한 벌뿐이다. 몇 시즌 전부터 수트를 일상복에도 활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예복으로만 입을 수 있는 턱시도를 찾는 비율은 많지 않다고. 반면 돌체앤가바나는 블랙은 기본이고, 화이트, 버건디 등 하이 패션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많은 턱시도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다. 잔잔한 화이트 도트 무늬 턱시도와 베스트, 핀턱 화이트 셔츠와 도트 무늬 보타이를 매치한 룩은 과하다기보다는 아주 세련된 느낌을 준다. 본식은 무조건 블랙 수트를 선택하는 대부분의 브랜드와는 달리 작은 패턴이나 컬러를 입은 디자인을 본식 턱시도로 선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결혼한 이병헌은 본예식에서는 기본 블랙 수트를 입었지만, 피로연에서는 자카드 패턴을 가미한 로드앤테일러의 화려한 턱시도를 선택했다. 블랙 숄칼라 디자인에 빗살무늬로 도톰하게 도드라진 패턴은 적당히 화려하면서 블랙 컬러의 밋밋함을 덜어주는 듯했다. 이후 테일러 숍에는 이병헌 턱시도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고, 이제 평범한 남자들도 본식에서 패턴 턱시도를 과감하게 선택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생로랑에서는 매 시즌 기본 턱시도를 소량 바잉하는데, 이번 겨울에는 타탄 체크 패턴에 러플 블라우스를 매치한 턱시도 착장을 예복으로 제안했다. 홍보 담당자는 평소 생로랑을 추종하는 이들은 예복조차 같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충성도를 보이기에, 브랜드의 감성과 아이덴티티를 이해하는 고객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결혼의 꽃은 신부라는 명제는 여전하지만 신랑 역시 주인공임에 분명하다. 예복이 꼭 블랙 턱시도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질 뿐만 아니라 특별한 순간이 더욱 인상적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왼쪽부터 차례대로)
네이비 컬러에 블랙 숄칼라를 덧댄 턱시도 6백30만원, 체크무늬 셔츠 75만원, 볼륨감 있는 핑크 보타이 32만원, 실크 포켓 스퀘어 21만원 모두 톰 포드.
셔츠만 화이트로 바꾸면 본식을 위한 턱시도 룩으로 변신한다. 자카드 패턴의 숄칼라 턱시도 1백60만원, 화이트 셔츠 16만원, 블랙 보타이와 커머번드 가격 미정 모두 로드앤테일러.
타탄 체크와 슬림한 숄칼라 라펠이 경쾌한 느낌을 주는 턱시도 재킷 3백30만원대, 단추가 달린 단작에 셔링으로 장식한 화이트 셔츠 81만원 모두 생로랑.
잔잔한 화이트 도트 무늬 재킷 3백59만원, 도트 패턴 베스트 67만원, 화이트 셔츠 69만원, 보타이 21만원 모두 돌체앤가바나.
톰 포드 02-6905-3640
로드앤테일러 02-515-1837
생로랑 02-6905-3924
돌체앤가바나 02-3444-0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