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 of Ma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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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 2018

에디터 권유진(바젤 현지 취재)

2018년은 브레게에 굉장히 다이내믹한 해다. 바젤월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제품이자 브레게의 마린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뉴 마린 컬렉션’ 출시와 더불어, 오랜 바다와의 인연을 더욱 가치 있게 한 ‘뉴 오딧세이’ 파트너십 체결로 더욱 역동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 것. 브레게의 수장으로 새롭게 부임한 티에리 에스링거에게는 CEO로서 맞이하는 첫 번째 바젤월드이기도 한 뜻깊은 올해, 그 의미 있는 현장에서 그를 직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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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2백40년 전통의 브레게 고유의 핵심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정의하면 브레게의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요? 즉, 브레게의 핵심 가치는 브레게가 지닌 워치메이킹 기술이에요.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는 브레게의 워치메이킹 기술은 2백40년 전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시계를 만들 때 사용한 방식 중 많은 부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만큼 브레게는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며 전통을 지키고 있죠. 이런 전통은 브레게의 워치메이킹 기술에 녹아 있는데, 대표적으로 다이얼에 새긴 기요셰 문양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이는 워치메이커가 직접 손으로 인그레이빙하는데, 과거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사용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요. 그간 선보인 제품은 물론 올해 바젤월드에서 소개한 모든 브레게의 타임피스에는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의 숨결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시계에 대한 열정과 장인 정신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2 이처럼 방대한 브레게의 아카이브는 어떻게 관리·유지하고 있나?

사실 굉장히 간단해요. 브레게의 히스토리와 아카이브를 2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나갈 수 있었던 건,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창조한 모든 시계와 기술, 그에 대한 기록이 모두 정확하게 자료로 남아 있고, 이런 유산을 지금까지 유지·보호하기 때문이죠. 우린 과거부터 이어져온 워치메이킹 룰을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정확한 기록으로 남아 있는 이런 룰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브레게가 고수해온 원칙이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기도 해요. 전통적으로 이어온 룰을 바탕으로 하되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는 거죠. 대표적으로 브레게의 시그너처를 집약한 클래식 컬렉션의 시계는 과거 포켓 워치의 원형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포켓 워치를 그대로 축소해 손목시계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렇듯 기존의 룰을 현대 타임피스에 그대로 적용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어요. 과거의 마린 워치나 이번에 선보인 뉴 마린 컬렉션 역시 같은 맥락으로, 아카이브를 초석으로 했기에 언뜻 봐도 브레게임을 알아볼 수 있는 우리만의 시그너처 스타일이 있죠.

Q3 이번 바젤월드에서 발표한 ‘뉴 오딧세이’ 파트너십 발표에 대해서 얘기해달라. 

‘뉴 오딧세이’ 스폰서십은 뉴 마린 컬렉션의 론칭을 축하하는 것과 동시에, 해양 보호에 앞장서고자 한 브레게의 의지를 알리는 데 의미를 두었습니다. 브레게는 1990년 1세대 마린을 처음 선보였고, 2005년에 2세대 마린을, 그리고 올해 3세대 마린인 뉴 마린 컬렉션을 선보이며 시계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생각해요. 2018년 바젤월드에서 처음 발표한 3세대 마린 컬렉션은 2017년 첫선을 보인 마린 에콰시옹 마샹의 연장선으로, 2세대 마린에서 소재와 디자인 요소를 진화시켰습니다. 기존 마린 컬렉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티타늄을 사용했고, 다이얼 위 물결무늬의 기요셰 장식, 해군의 국제 신호기 알파벳 B에서 영감을 받은 초침, 배의 조타에서 영감을 받은 오실레이팅 웨이트까지, 디자인적 요소를 대폭 변화시켰죠. 이런 3세대 마린 컬렉션의 론칭을 축하하고자 ‘Race for Water’ 재단의 ‘뉴 오딧세이’ 프로젝트를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35개 지역을 돌며 이어지는 이 프로젝트는 해양 생태학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진행하고,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목적을 둡니다. 브레게는 선박에 탑승한 선원들을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 시계를 제작하는 등 운항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Q4 2018년 시계 산업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재 시계 산업의 키 트렌드는 복각 워치예요. 단순히 디자인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빈티지 워치에 담긴 역사와 스토리에 주목하는 거죠. 마린 컬렉션도 마찬가지예요. 이는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와 프랑스 해군의 깊은 관계를 담은 시계죠. 루이 18세는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를 프랑스 왕정을 위한 크로노미터 제작자로 공식 임명했어요. 이 직위는 단 한 사람에게만 수여하는 아주 명예로운 타이틀이죠. 브레게는 프랑스 왕정 해군의 함대인 로얄 루이에 탑재된 마린 크로노미터를 제작했고, 바로 이것이 브레게 마린 컬렉션의 시초라 할 수 있어요. 이런 스토리에서도 볼 수 있듯 브레게는 시계 산업 트렌드의 리더로서 단순히 제품만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담긴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복각 워치 트렌드와 더불어 시계가 점점 스포티해지는 것 역시 브레게를 포함해 다른 브랜드들에서도 엿볼 수 있었던 부분입니다. 뉴 마린 컬렉션도 굉장히 스포티한 모습으로 탄생했으니까요. 또 컴플리케이션 워치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컴플리케이션 워치에 대한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선보인 마린 에콰시옹 마샹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어요. 하나의 타임피스에 세 가지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집약해 선보였는데, 특히 균시차를 직관적으로 구현한 골드 핸즈를 추가한 것은 워치메이킹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브랜드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5 브레게는 여성 컬렉션에서도 두드러진 관심을 받고 있다. 브레게는 이러한 여성 고객들의 요구에 발맞춰 어떠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가?

 브레게는 레인 드 네이플을 비롯해 여러 여성 워치를 통해 여성 고객을 매료하고 있고, 여성 워치 컬렉션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레인 드 네이플은 제품의 에그 셰이프만으로도 브레게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브레게의 상징이고,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컬렉션이에요. 레인 드 네이플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브레게의 고객이면서 나폴리의 여왕이자, 나폴레옹의 여동생 카롤린 뮈라를 위해 시계를 제작했는데, 그 시계는 현재의 레인 드 네이플과 동일한 에그 셰이프죠. 올해는 화려한 타히티산 머더오브펄을 적용한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변형된 새로운 버전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여성 고객들의 요구는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이젠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까지 함께 고려하죠. 이런 측면에서 지난 2년간 선보인 트래디션 담므는 스켈레톤 워치로, 무브먼트의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내며 디자인과 기능을 함께 중시하는 여성 고객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클래식 컬렉션을 포함해 다른 컬렉션에서도 여성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시계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Q6 시계 시장에서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브레게의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브레게가 한국 시장에서 최근 2~3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어 굉장히 놀랍고 기쁩니다. ‘한국 소비자가 이렇게나 브레게를 좋아하다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으니까요. 한국 시장에 대해서 성장 동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고, 이에 맞는 전략 또한 발전시키고 논의할 예정이니 브레게의 행보를 더욱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Q7 당신의 합류로 앞으로 펼쳐질 브레게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몽트레 브레게에서 계획하고 있는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장기적인 목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클래식 워치, 리미티드 에디션, 컴플리케이션 워치의 개발인데, 워치메이킹의 정수인 컴플리케이션 워치 중에서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발전시키는 것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브레게 창립자의 정신과 열정을 녹여낸 제품을 만드는 것 역시 브레게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Q8 브레게에 있어 바젤월드란 어떤 의미인가?

브레게의 시계는 보석과도 같습니다. 이 보석들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바로 바젤월드죠.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진정한 시계를 보여주고, 그들로 하여금 그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브레게가 원하는 바입니다.
Q9 현재 착용하고 있는 시계는?
마린 알람 뮤지컬 워치입니다. 모닝콜은 물론 약속이 있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죠. (직접 시계를 보여주며) 여기 GMT와 작은 홀에 표기된 종 모티브를 볼 수 있어요. 소리를 직접 들려줄게요. 알람 소리 역시 굉장히 아름답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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