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pping 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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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1, 2011

에디터 배미진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컬래버레이션. 이제 웬만한 거물급이 아니고서는 명함을 내밀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지만,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사실이다. 2011년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컬래버레이션은 바로 MCM과 그래픽 아티스트인 크레이그 레드먼(Craig Redman)의 화려하고 선명한 상하이 컬렉션이다.



세계적인 항구 도시이자, 옛 영화를 상징하는 구 시가지와 최첨단 빌딩이 공존하는 상하이라는 역동적인 도시를 위해 MCM은 상하이 컬렉션을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완성하길 원했다. 이러한 브랜드의 요구를 더욱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크레이그 레드먼(Craig Redman)이 선택한 소재는 바로 로프다. 컬러풀하고 볼드한 패턴으로 다시 태어난 로프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다는 의미로, 지금 가장 각광받고 있는 도시인 상하이를 모던하고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크레이그 레드먼은 호주에서 태어난 미술가로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계의 총아다. 다채로운 색상과 볼드하고 강렬한 패턴을 사용하기로 유명한 그의 작품은 그림, 조각, 삽화, 패브릭 디자인, 애니메이션,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가장 유명한 작품이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될 정도로 예술계의 인정을 받은 크레이그 레드먼은 순수 예술과 상업성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나이키, 애플, 컨버스, 보그 등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왔고, 올해 MCM과 함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의 백 라인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MCM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자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담아 백을 완성한 그는 “MCM 상하이 컬렉션을 위해서 상하이의 역사적인 모습을 찾던 중 선박용 로프에서 영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로프는 작은 섬유질을 서로 꼬아서 커다란 힘을 내는 것으로, 개인과 공동체를 동시에 상징합니다. 전체적으로 서로 얽힌 로프는 상하이의 새로운 문화와 오래된 문화가 서로 어울리는 것을 나타내고 오늘날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지닌 상하이를 대변합니다. 이러한 연결(crossing)을 표현하기 위해 로프를 주변의 다른 가닥들과 꼬아주는 기법을 사용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강렬한 스트리트 느낌과 팝아트적인 감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크레이그 레드먼의 패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MCM 패턴마저 전혀 새로운 느낌을 주게 한다. MCM 고유의 캐멀 컬러 비세토스 소재와 MCM 로고 패턴, 레드와 애플 그린, 블루 등을 매치한 화려한 로프가 어우러져 전혀 새로운 이미지가 완성된 것.

수많은 브랜드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차용하고 싶어 하지만 기존의 이미지를 파괴하거나 기득권을 뺏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주저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MCM과 크레이그 레드먼의 컬래버레이션은 매우 과감하고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아티스트는 브랜드를 통해 대중성을 얻고, MCM은 과감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임으로써 현대적이고 과감한 브랜드의 진취성을 대중과 경쟁 브랜드에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컬래버레이션이라는 소재는 이제 다소 식상한 주제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아주 전형적인 사물이라도 한번 더 들여다보게 하는 디자이너의 힘과 시너지가 효과적으로 발휘되었을 때의 파급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된 크레이그 레드먼 컬렉션.

(왼쪽부터) 탬버린 백, 가운데 제품은 보스턴 백, 여행용 빅 사이즈 보스턴 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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