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에는 쿼츠 무브먼트 시계가 없다.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들조차 시계 단가를 낮춰 판매율을 높이고 브랜드의 대중화를 위해 쿼츠 시계를 선보이고 있는 시점에, 미도는 브랜드가 창립된 1918년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오토매틱 무브먼트만 고집해왔다. 그것도 아주 놀라울 만큼 매력적인 가격대에 말이다. 물론 미들 레인지를 타깃으로 하는 다른 워치 브랜드들에서도 눈에 띄는 오토매틱 워치가 있지만, 미도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까다로운 COSC 인증을 받은 무브먼트를 연간 7만 개 넘게 선보인다는 사실. 이는 롤렉스, 오메가, 브라이틀링에 이어 스위스 워치 브랜드 중 4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스위스 메이드 브랜드의 자부심과 스와치 그룹 내에서의 독보적인 위상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미도가 특별한 것은 이 때문만이 아니다. 작년 바젤월드에서 이루어진 <스타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도 CEO 프란츠 린더는 미도만의 특별한 디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무브먼트를 어떠한 디자인으로 표현해내는가 하는 것 역시 브랜드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도의 특별함은 다이얼과 백 케이스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하이엔드 워치에서만 볼 수 있는 제네바 스트라이프와 블루 스크루를 장착한 무브먼트, 기요셰 패턴의 다이얼이 미도가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에 버금가는 시계임을 자부하는 요소입니다.” 이처럼 미도는 ‘진정한 디자인의 상징(The Mark of True Design)’이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미도의 컬렉션은 세계 곳곳의 유명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인 건축물들의 변치 않는 아름다움과 가치는 1백 년 가까이 되는 긴 역사를 지닌 미도 워치의 타임리스한 디자인과 일맥상통하기 때문. 파리 에펠탑의 구조적인 철조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커맨더’, 밀라노 갤러리아 비토리오 엠마누엘 Ⅱ의 이탈리아 건축양식을 모티브로 한 ‘바론첼리’, 시드니 하버 브리지의 강인함을 담은 ‘멀티포트’, 작년 런던 빅벤을 주제로 디자인 콘테스트를 개최해 1백여 개국, 10만 명의 사람들의 투표로 선정한 ‘빅벤’ 워치까지, 아름답고 클래식한 건축미를 담은 미도 워치의 감각적인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미도는 기능, 소재,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고유의 파워풀한 에너지를 더해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모던하면서도 특유의 강인한 카리스마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멀티포트 컬렉션의 신제품에 주목할 것. 기존의 우아하고 대범한 디자인에 액티브하고 모험적인 요소를 더한 ‘멀티포트 크로노그래프 어드벤처’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어드벤처라는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회색이 도는 블랙 케이스에 터프한 브라운 가죽 스트랩을 더해 첫인상만으로도 탐험을 즐기는 남성을 연상케 한다. 44mm 빅 다이얼은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서의 충격을 견디기 위해 진회색의 PVD 가공 스틸 케이스로 제작했다. 또 브라운 도트 형태의 다이얼, 슈퍼루미노바 코팅한 인덱스와 시침, 분침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완벽한 가독성을 선사해 아웃도어 활동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최신형 무브먼트인 칼리버 60을 장착해 6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며, 펀칭 디테일로 개성을 더한 브라운 송아지가죽 스트랩은 버클을 안전하게 열 수 있도록 인체 공학적인 폴딩 클래스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돋보이는 바젤월드 신제품은 ‘바론첼리 40주년 기념 에디션’이다. 그중 무광의 블랙 다이얼과 우아하게 폴리싱한 스틸 케이스가 특징인 ‘바론첼리 헤리티지 Si’는 오토매틱 무브먼트 시계 브랜드 중 가장 얇은, 여성용 6.85mm, 남성용 6.95mm로 선보여 화제가 되었다. 이 제품은 이탈리아 건축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직선과 곡선의 섬세한 디테일로 완성한 스틸 케이스와 블랙 다이얼, 블랙 악어가죽 텍스처의 송아지가죽 스트랩이 조화를 이뤄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더불어 기술적으로 강화한 바론첼리 신제품도 만날 수 있다. ‘바론첼리 칼리버 80 크로노미터 Si’는 그간 고가의 하이엔드 워치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장착해 더욱 강력한 면모를 자아낸다. 기존 밸런스 스프링에 비해 높은 정확성과 내구성을 자랑하고, 파워 리저브 성능을 80시간까지 높여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보여준다.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유독 티타늄 소재를 적용한 시계를 많이 선보였는데, 미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가볍고 내구성 높은 티타늄 소재로 제작한 다이버 워치, ‘오션스타 캡틴 티타늄’이 그것으로, 무게가 123g밖에 되지 않는 아주 가벼운 착용감, 단일 방향으로 회전하는 베젤과 접이식 잠금장치를 사용한 밴드에 200m까지 방수 능력을 향상시켜 수중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80시간 이상의 파워 리저브 기능과 COSC 인증 획득으로 정확도를 높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 밖에도 미도의 상징적인 컬렉션인 커맨더 컬렉션에는 60시간 파워 리저브 기능의 COSC 인증 무브먼트를 적용한 9백99개의 ‘커맨더Ⅱ 리미티드 에디션’을 새롭게 추가했다. 또 여성을 위한 ‘벨루나’와 ‘바론첼리’ 라인을 강화해 여성 시계 시장의 확장 또한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 한 해 미도의 기록적인 성장을 다시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