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 하우스와 함께 우리 모두가 자연스럽게 발전해왔어요. 그리고 우리는 향을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파르코 팔라디아노 컬렉션으로 우리만의 세계를 만들었고, 그 세계는 항상 우리와 함께할 것입니다”. _토마스 마이어(보테가 베네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보테가 베네타가 창립한 지 50년이 되고, 토마스 마이어가 함께한 지 15년이 된 지금, 보네가 베네타 하우스가 탄생한 비밀스러운 도시, 이탈리아 비첸차를 찾았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보테가 베네타의 세계, 그리고 그들의 향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은 6개의 특별한 향수를 만났다.
2, 4 이탈리아 비첸차의 상징이자 파르코 팔라디아노 컬렉션의 주요 모티브가 된 팔라디안 정원 풍경과 그 속에 아름답게 자리한 팔라디안 빌라.
3 보테가 베네타를 15년째 이끌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마스 마이어.
이탈리아에 한 번쯤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천혜의 풍요로운 자연과 르네상스 시대를 대변하는 역사적인 건축물, 그리고 예술 등 다방면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며, 특유의 여유로움과 삶에 대한 열정이 공존하는 곳이 바로 이탈리아라는 것을. 또 패션 분야에서는 수백 년간 이어온 수공업을 기반으로 한 장인 정신을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을 비롯해 나폴리, 피렌체 등 소도시에는 여전히 100% 수작업을 고집하는 공방이 많다. 이곳에는 가죽을 직접 자르고 스티치를 한 땀 한 땀 더해 탄생시킨 가구부터 망치로 무두질해 아름다운 멋이 깃든 금속 주얼리, 매끄러운 단추 하나하나까지 손바느질해 제작하는 핸드메이드 의상, 입으로 불어 완성하는 유리공예까지, 오로지 품질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묵묵히 일하는 이탈리아 장인들이 있다. 그들이 만든 제품 하나하나는 손맛과 인생이 담긴 마스터 피스다. 이탈리아 브랜드가 장인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육성해 특유의 DNA와 가치를 보존하고 있는 것은, 이탈리아라는 국가 자체가 이젠 하나의 보증서가 된 ‘Made in Italy’를 큰 자부심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역시 이러한 장인 정신과 고집스러운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브랜드의 본류인 아주 작은 도시, 비첸차(Vicenza)는 이러한 가치를 고스란히 담은 곳이다. 베네치아 공항에서 차로 40분가량 떨어진 곳, 이름만으로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름다운 팔라디안 건축물이 수백 년 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가죽공예, 주얼리 세공, 가구 생산 등으로 유명한 장인들의 집결지라 할 수 있다. 작지만 강한 힘을 지닌 이탈리아의 숨겨진 보석, 비밀스러운 고장 비첸차에서 럭셔리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가 탄생했다.
브랜드의 관점에서도 보테가 베네타는 하우스의 시그너처인 인트레치아토 가방을 포함해 의상, 액세서리까지, 어떤 작업이든 각 분야 장인들과의 협업을 중시한다. 이러한 ‘아트 오브 컬래버레션’ 전통은 향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기에, 파르코 팔라디아노 컬렉션의 6개 향수는 4명의 조향사 장인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했다. 장인의 터치와 토마스 마이어의 숨결로 완성한 이 6개의 향수는 여섯 가지의 각기 다른 모먼트와 영감을 담아 보테가 베네타가 꾸민 아름다운 정원으로 인도한다. 각 향수는 팔라디안 빌라의 클래식한 헤리티지를 반영해 이름 대신 심플하게 1번에서 6번까지 Ⅰ, Ⅱ, Ⅲ, Ⅳ, Ⅴ, Ⅵ 등 로마숫자로만 이름을 붙였다. 이 숫자들은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하루가 시작되는 이른 아침 정원의 티없이 맑고 깨끗한 향을 담은 파르코 팔라디아노Ⅰ을 시작으로 오후 내내 따스한 햇살을 받아 활짝 핀 성숙한 해 질 녘의 장미 향을 담은 파르코 팔라디아노Ⅵ로 마무리되는 것. 마치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각 다른 대성당의 모습을 표현한 클로드 모네의 ‘루앙 대성당’을 오마주하듯 파르코 팔라디아노 컬렉션 역시 비첸차 팔라디안 정원의 하루를 시간 흐름대로 6개의 향에 담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6 파르코 팔라디아노 컬렉션에는 비첸차의 팔라디안 정원에서 서식하는 원료를 더해 더욱 의미가 깊다.
7 6개의 특별한 향수로 선보이며 Ⅰ부터 Ⅵ까지 로마숫자로만 간결하게 이름 지은 파르코 팔라디아노 컬렉션(6월 22일 출시).
Interview with Perfumers
Q 비첸차에서 받은 영감을 어떠한 방식으로 파르코 팔라디아노Ⅰ에 녹여냈나. A 미셸 알메락_ 파르코 팔라디아노Ⅰ은 이른 아침, 비첸차 팔라디움 정원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느낌을 담기 위해 매그놀리아 꽃 향을 주원료로 삼았습니다. 봄에는 자색, 핑크색, 노란색 매그놀리아가 피는데, 그것이 지고 나면 하얀 매그놀리아 꽃이 매우 크게 피어나죠. 매그놀리아 노트는 제가 16년 전부터 생각해오고 연구한 향이에요. 파르코 팔라디아노Ⅰ의 매그놀리아 노트는 제가 구현해낸 향이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 혹은 다른 매그놀리아 향수에서는 절대 맡을 수 없는 아주 특별한 향입니다.
Q 파르코 팔라디아노Ⅱ는 전형적인 정원의 향기를 상상했을 때 떠오르는 향은 아니다. 이 향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A 알렉시스 다디에르_ 파르코 팔라디아노Ⅱ는 이탈리아의 사이프러스 나무를 주원료로 만든 향수입니다. 사이프러스 나무의 가느다란 셰이프와 팔라디움 건축물의 기둥 모양은 서로 닮아 자연과 건축물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죠. 사이프러스의 푸르르면서도 짙은 그린 노트에 핑크 페퍼의 날카로움을 조합해 매혹적인 대조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이 향을 제대로 느끼려면 향료보다는,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는 오전, 팔라디움 건축물과 함께 어우러진 아주 푸르른 사이프러스 나무의 이미지를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Q 이번 론칭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 중 유독 한국, 일본의 아시아 기자들이 파르코 팔라디아노Ⅲ를 베스트 향으로 꼽았다. 어떤 점이 어필했다고 생각하나. A 다니엘라 앤드리어_ 아시아 사람들이 그만큼 지적이고 취향이 성숙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 향수에 사용한 무르익은 배처럼요! 그리고 이 향수는 오랜 세월 제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마음속 깊이 자리한 정원에서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향수예요. 저는 순간순간 기쁨을 즐기며 향을 창조하곤 해요. 자연 속에서 발견한 무언가를, 재미있고 아름답게 향으로 재창조하길 원했습니다. Q 파르코 팔라디아노Ⅳ가 탄생하기까지 영감을 받은 특별한 순간은 언제인가. A 알렉시스 다디에르_ 팔라디안 정원에서 오후의 햇살을 가득 머금은 아젤리아 꽃(철쭉)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탈리아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낮의 느낌을 저녁에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죠. 원료 선택은 토마스 마이어의 아이디어였습니다. 낮 동안 부드러운 햇살을 충분히 받아 따스한 분위기를 머금은 아젤리아의 향에 은근히 드러나는 밤나무 향을 더해 좀 더 여성스럽고 우아한 향을 만들었죠. Q 파르코 팔라디아노Ⅴ와 가장 어울리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A 다니엘라 앤드리어_ 이 향수를 만들 때 떠올린 이미지는 아름다운 팔라디안 정원의 그늘진 가장자리를 천천히 거니는 모습이었어요. 정원에는 햇살이 내리쬐고 더운 바람이 스치는데, 보이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느껴지는 강렬한 로즈메리, 월계수의 바삭함, 그리고 부드러운 세이지 잎의 향이 은은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죠. 이 향이 어울리는 순간은 저절로 찾아올 거예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내 자신과 대화하고 나만의 아름다운 순간으로 간직해보세요. Q 파르코 팔라디아노Ⅵ의 주원료는 장미다. 장미의 어떠한 점이 당신을 매료시켰나. A 밀렌 알랭_ 장미는 그 향 자체만으로 우아하고 강렬해요. 파르코 팔라디아노Ⅵ는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늦은 오후의 장미, 다시 말해 빛이 나고 광택이 도는 활짝 핀 장미를 상상하며 만들었어요. 시나몬을 배합해 장미의 짙은 매력을 끌어냈기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성스러운 장미 향과는 다르죠. 보통 장미는 페미닌한 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남자들이 더 선호하는 향이기도 해요. 그 때문에 이 향수는 남녀 모두가 본인의 취향에 따라, 개성에 따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