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제딘 알라이아만큼 여자의 몸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디자이너가 또 있을까. 77세의 노장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관능적인 드레스는 여자의 마음속에 숨겨진 페티시에 대한 본능을 일깨운다. 이런 그의 첫 번째 향수, ‘알라이아 파리’는 그의 드레스처럼 극도로 우아하고 유혹적인 향을 품었다. 싱그러운 에어리 노트를 시작으로 프리지아와 피오니의 플로럴 노트를 거쳐 머스크 향으로 따스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 보틀에는 상징적인 레이저 커팅 패턴을 더했다(50ml 13만원). 매 시즌 또 어떠한 아름다운 창조물을 만들었을지 기대감이 드는 것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마스 마이어가 빚어낸 보테가 베네타의 컬렉션이다. 이탈리아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한 혁신을 더해 절제된 듯하지만 파격적이고 세련된 의상을 선보이는 그의 컬렉션처럼 ‘보테가 베네타 시그니처 오 드 퍼퓸’은 처음 맡아보는 향이라고 느껴질 만큼 개성이 강하다. 보틀에 묶은 가죽끈이 증명하듯 하우스의 상징인 가죽의 부드러운 향을 표현했는데, 시프레 노트를 중심으로 관능적인 재스민 삼박이 조화를 이룬 향이 매력적이다(50ml 14만원). 스터드 모양의 보틀만 보아도 브랜드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발렌티노 도나’. 도도한 발렌티노의 뮤즈를 연상케 하는 향수로, 첫 향은 달콤하면서 스파이시함이 느껴지고, 뒤로 갈수록 이탤리언 레더, 바닐라의 부드러운 향이 감돌면서 섹시한 잔향이 돋보인다(100ml 16만9천원). 리본을 두른 아이코닉한 유리 보틀의 끌로에 향수의 네 번째 신제품, ‘끌로에 오드 뚜왈렛’은 바람에 흩날리는 화이트 로즈 꽃잎 사이로 살랑거리는 시폰 드레스처럼 프레시하고 여성스러운 향기다. 베르가모트, 레몬 향이 화이트 로즈를 만나 가볍고 부드러운 장미 향을 선사한다(50ml 12만9천원). 모던하면서도 대담한 블랙 보틀만 봐도 디자이너 나르시소 로드리게즈가 선보이는 의상을 상상할 수 있을 것. 뉴욕을 대표하는 미니멀리스트인 그가 만든 ‘나르시소 오드 뚜왈렛’은 우아한 화이트 피오니와 머스크, 우디 노트가 더해져 도시 여성을 위한 매혹적인 향을 선사한다(50ml 11만8천원). 매 시즌 파워풀한 록 시크 룩을 선보이는 발망의 남성 향수, ‘발망 옴므 오드 투왈렛’은 발망 재킷을 연상케 하는 보틀 실루엣과 견장 디테일, 이글 스터드의 대담한 조합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향 역시 베르가모트, 사프론, 통카 빈 등이 조화를 이뤄 남성의 카리스마를 부각한다(100ml 12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