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F/W Best 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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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3, 2014

에디터 이예진

1960년대 복고적인 실루엣부터 패턴의 양극화, 커다란 테일러드 코트와 케이프의 약진, 최상급 소재와 퍼의 다채로운 향연, 하이브리드 스포티즘까지 보다 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반영한 룩이 2014 F/W를 휩쓸었다.

우아하고 서정적인 패션 드라마

이번 시즌 디자이너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양대 산맥은 1940년대와 1960년대. 먼저 지방시는 한동안 스트리트 패션을 휩쓸던 강력한 아이템에서 벗어나 1940년대 상류사회와 실루엣을 결합한 귀족적인 여성을 등장시켰다. 살갗이 비치는 실크 드레스에 펼쳐진 와일드한 패턴, 풍성한 모피, 블랙 & 화이트 컬러 콤비로 이루어진 수트 착장이 그 예. 늘 여성의 우아함에 대해 연구해온 랑방 역시 깃털 장식의 드레스와 커다란 모자로 무성영화 속 여배우를 연상시키는 패션 신을 그대로 재현했다. 1960년대의 대표 주자는 구찌와 생로랑, 루이 비통. 모즈 룩의 실루엣을 그대로 담은 구찌는 주얼 장식으로 현대적인 해석을 더했고, 생로랑은 미니드레스로 시작해 미니드레스로 끝날 만큼 1960년대를 적극적으로 끌여들였다. 스팽글이나 비즈가 빚어낸 눈부신 소재와 그래픽적인 프린트로 생로랑만의 젊은 감성과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파리 컬렉션 중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첫 루이 비통 쇼에서는 룩의 균형을 맞추는 벨트나 볼드한 디테일, 플라워 프린트가 1960년대 실루엣에 녹아들었다. 쇼장 밖이든 안에서든, 일상적인 패션이 가장 각광받는 요즘. 놈코어 트렌드를 반영한 듯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하는 니트가 가장 우아한 방식으로 올겨울을 찾아왔다. 이번 시즌 니트의 공통점은 투피스처럼 상의와 하의를 모두 같은 소재로 매치했다는 점. 셀린느와 마크 제이콥스는 슬릿이 깊이 들어간 상의에 플레어 팬츠로 유사한 니트웨어 룩을 선보였다. 캘빈 클라인의 노매드 니트 웨어와 스텔라 매카트니의 벌키한 니트 원피스, 마이클 코어스의 니트 풀오버도 동시대 여자들이 흔쾌히 수긍할 만한 스타일. 겨울 컬렉션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인 다채롭게 재해석된 모피의 향연도 이어졌다. 차르르 흐르는 윤기와 촉감이 매력적인 고트 헤어(프라다, 구찌)와 예술적인 패턴, 거대한 볼륨감으로 화려하게 연출한 폭스 퍼(마르니), 짧게 깎은 시어링과 곱슬거리는 양털(사카이, 프라다)이 사랑받을 전망. 특히 이번 시즌엔 손에 쥐고, 목에 두르고, 몸통에 끼우는 모피 스톨을 활용하는 것이 모범 답안이다.



남성적인 테일러링과 패턴의 양극화

극도로 여성스러운 룩의 이면에는 매니시한 실루엣과 남성복에서 차용한 모티브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버사이즈 실루엣은 계속 이어가되, 지난 시즌과 차이점이라면 코쿤 형태보다는 어깨 라인이 직각으로 떨어지는 남성적인 테일러링이 두각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독일 장군의 군복을 연상시키는 프라다, 소매를 넉넉하게 재단하고 커다란 라펠을 더한 에르메스, 브랜드의 전매특허인 싱글 버튼 수트를 선보인 폴스미스를 참고하자. 테일러드 코트와 함께 케이프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페라가모 쇼의 시작을 알린 체크 패턴의 케이프나 가장 미니멀하게 해석된 발렌티노의 미니 케이프, 생로랑 군단의 어깨 위에 얹혀 있던 니트와 벨벳 케이프를 떠올려볼 것. 프린트로 넘어가면 예술적인 옵티컬 프린트나 유머러스한 캐릭터의 양극화가 공존한다. 버버리는 블룸즈버리와 찰스턴에서 영감을 얻은 핸드 페인팅 레더와 판초, 스카프로 영국의 예술과 문화를 찬양했으며, 토즈는 두 번째 컬렉션에서 마름모꼴 패턴을 반복적으로 선보인 가죽 옷과 마드라스 체크를 입은 모피 룩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키네티만의 여성성을 다졌다. 움직일 때마다 착시 효과를 주는 기하학적인 패턴을 내세운 보테가 베네타, 패턴 플레이의 대가 드리스 반 노튼의 옵티컬 프린트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익살스러운 캐릭터로 쇼에 활기를 불어넣은 브랜드도 있다. 밀라노 패션 위크 기간 동안 불티나게 팔렸던 모스키노의 맥도날드 아이폰 케이스와 체인 백, 니트 원피스는 SNS를 통해 삽시간에 인기 아이템으로 등극했으며, 페이는 이번 시즌에도 스누피를 등장시켜 키덜트족의 환호를 받았다. 여전히 트렌드의 중심에 선 스포티즘은 보다 현실적인 방식으로 해석되었다. 상반된 소재의 충돌(펜디), 쿠튀르급 아우터와 트레이닝복에 주요 역할을 한 스니커즈(샤넬), 아웃도어 룩에 기반을 둔 유틸리티 점퍼(알렉산더 왕), 패딩 점퍼와 비즈 드레스의 쿨한 매치(미우미우)는 활동적인 여성이 추종할 만한 세련된 스포티즘의 절정을 보여주며 런웨이의 헤로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4 F/W Best Look”에 대한 1개의 생각

  1. 청명한 하늘에 짙은 청색니트를 빼 입고 다녔던 20대 때.. 생각만 해도 울렁거리는 즐거움이네요 60을 바라보지만 20대의 그 감각을 재현해 볼 용기가 솟네요. 패션은 돌고도는 거라지만 정말 기분업입니다
  2. back to 1960's - Gucci 원피스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제가 워낙 원피스를 좋아해서 더 그런가봐요. 보테가 베네타의 원피스는 미술작품을 보는듯하구요.. 기하학적 무늬가 예술적이네요. 쌀쌀한 가을날씨에 잘 어울릴듯해서 더 마음이 갑니다.
  3. 펜디와 구찌 이뻐요. 일상에서도 활용가능하고, 에르메스의 코트 너무 멋스럽네요. 올핸 이런 블루코트 하나 장만해야지. 올핸 미니원피스와 롱부츠는 기본인것 같군요.
  4. 겨울이라고 단순히 어두운 무채색에 심플하기만 한게 아니라,요즘은 색상도 다양하게, 스타일이나 패턴들도 굉장ㅎㅣ 다양한것같아요~:)
  5. 디자인이나 컬러가 무척 다채롭네요~!!! 제가 입어볼만한 디자인도 눈에 띄어서 반갑구요~ㅎㅎ 올 가을,겨울 거리가 매력적으로 변할 것 같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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