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ellence Of Bea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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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2, 2013

에디터 권유진 | photographed by park gun zoo

합리적인 가격, 뛰어난 품질, 특화된 제품군, 뷰티 전문 프로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마케팅으로 그 영역을 전 세계로 확장시키고 있는 한국 뷰티 시장. 해외 글로벌 브랜드도 긴장하게 하는 한류 뷰티 이야기.

한류를 넘어 제품력으로 승부한다
‛한류 뷰티 스트리트’라는 애칭까지 생긴 명동 화장품 매장의 한 달 매출은 무려 10억원. 연 매출도 아닌 월 매출 금액이다. 화장품 매장에 긴 줄을 늘어선 외국인 관광객들, 그리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까지 무려 4개 국어를 구사하는 매장 직원들, 개인 통역사와 함께 명동과 가로수길 일대의 뷰티 매장을 투어하는 외국 관광객들을 보면 여기가 한국이 맞나 싶다. 사실 한류 열풍과 K-뷰티를 주도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뷰티 강국인 일본이다. 화장품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일본에서 한국으로 화장품을 사러 온다는 것은, 일본 화장품이 유행하던 1990년대의 한국과 비교했을 때 굉장한 발전이다. 예를 들어 설화수는 일본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놀라운 것은 설화수가 아직 일본에 진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잠실 롯데백화점에 있는 설화수 스파에 연일 일본 고객의 예약이 끊이지 않고, 설화수를 사기 위해 정기적으로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일본 고객이 있을 정도다. 또 아모레퍼시픽의 신제품인 트리트먼트 CC쿠션은 미국과 일본에 론칭하기도 전에 벌써 입소문이 나, 면세점 베스트셀러 아이템 1위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코리아 뷰티 열풍이 비단 아시아뿐만이 아닌 미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소녀시대 메이크업 따라 하기 동영상이 유럽 전역에서 상위 랭킹에 오르는가 하면,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BB크림은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앞다투어 소개할 만큼 트렌드를 넘어 전 세계 여성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뷰티 전문가인 한국 소비자를 사로잡다
그렇다면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동안 단순히 한류 스타가 쓰는 화장품으로 언급되던 한국 화장품이 보다 새롭고 기발한 형태, 명품 화장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품질로 글로벌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깐깐하고 똑똑한 한국 소비자들 때문이다. ‘뷰티 빠꼼이’, ‘저렴이 화장품’ 등 신조어가 탄생하고, 뷰티 블로그는 물론 각종 뷰티 커뮤니티가 수천 개에 이르는 지금, 한국 시장에는 말 그대로 뷰티 붐이 일고 있다. 뷰티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립스틱 후기 하나에 달리는 댓글과 유사 제품 비교 리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뷰티 블로거가 올린 화장품 후기의 분석력과 전문성은 여느 전문가 못지않다. 기름종이를 사용한 유분기 테스트, 시간이 경과한 후의 지속력, 다른 제품과의 상세한 매치법과 하우투까지, 전문가에 버금가는 자세하고 직접적인 후기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이런 소비자 성향에 ‘뷰티 실험실’이란 이름의 칼럼이 특정 잡지의 대표 기사가 될 정도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문, 잡지, TV 광고와 같은 방송 매체에서만 화장품 광고나 후기를 접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브랜드 온라인 사이트, 블로그, 케이블 뷰티 전문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방위적인 마케팅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처럼 피드백이 빠른 다방면의 뷰티 매체가 발달한 것은 한국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이제 그저 좋은 제품, 연예인이 쓰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단순한 브랜드 소비자가 아닌, 뷰티 지식과 정보로 무장한 스마트한 한국형 소비자가 화장품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타입의 제품을 탄생시키고, 나아가 한국 뷰티 문화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코리아 뷰티, 테스트 마켓을 넘어서
한국 뷰티 마켓이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가장 빠르다’는 것 때문이다. 최근 열풍을 일으킨 BB크림이나 CC크림이 그 단적인 예다. 한국의 BB크림 열풍으로 BB크림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가 하면,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로 탄생한 CC크림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것. 이처럼 새로운 시장을 빠르게 형성하기도, 확대시키기도 하는 한국 마켓은 신제품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최근 ‘한국에서 성공하면 어떤 마켓에서든 성공한다’라는 속설은 이제 더 이상 속설이 아닌 뷰티업계의 정설이 되었다. 한국에서 붐을 일으킨 제품이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거란 믿음이 지배적이다. 그 때문에 해외 브랜드에서도 아시아를 넘어 한국을 타깃으로 한, 한국인에게 특화된 제품을 기획할 뿐 아니라 대표 제품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최근 글로벌 뷰티 이벤트에 참여한 에디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카라, 소녀시대의 헤어 & 메이크업부터 한국 여성들이 선호하는 생얼 메이크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해외 뷰티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과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이제 뷰티 마켓에서 한국은 관심의 대상이자 트렌드를 생성하는 하나의 테스트 마켓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유럽, 미국 브랜드의 CEO가 직접 내한해 한국 뷰티 시장을 둘러보고 새롭게 출시된 제품을 테스트해보는가 하면, 세계 정상급 뷰티 전문가들이 모이는 세계 피부과 학술대회(WCD)에서 설화수,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브랜드의 학술과 논문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것도 한국 뷰티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다. 세계 경기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코리아 뷰티. 테스트 마켓을 넘어 뷰티 선진국에 들어설 날이 머지않으리라고 기대해본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윤조 에센스 60ml 8만5천원대.

UV 미스트 쿠션 SPF 50+ PA+++ 15gX2개 4만5천원.

페이스 잇 파워퍼펙션 BB크림 40ml 2만2천9백원.

비첩 자생 에센스 45ml 16만원.

타임 레스폰스 스킨 리뉴얼 크림 50ml 48만원.

화이트 익스트림 셀샤인 매직 크리스털 크림 70ml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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