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uxury preppy

조회수: 2302
12월 01, 2011

에디터 이예진 | photographed by yum jung hoon

입고 재단한 듯 딱 맞는 사이즈, 좁은 라펠의 재킷, 발목이 보이도록 한 이 옷이 남자들 사이에서 가장 현대적인 수트로 각광받고 있다. 최고급 소재와 정교한 디테일, 핸드메이드를 고수하며 아메리칸 클래식을 모던하게 트위스트한 브랜드 ‘톰 브라운(Thom Browne)’ 얘기다.


       

        

핸드메이드를 토대로 한 아메리칸 클래식 트위스트

국내 남성복 시장이 호황기를 맞았다. 연일 신규 브랜드 론칭 소식이 들리고,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패션 잡지 창간이 줄을 잇는가 하면, 여성복 브랜드에서 남성복 라인을 앞다퉈 확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해외 하이엔드 브랜드의 활약이 유독 눈에 띈다. 지난 8월 국내에 처음으로 론칭한 아메리칸 수트 브랜드 톰 브라운이 대표적인 예.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톰 브라운의 유행을 주도했지만 일본보다 먼저 한국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는 사실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국내 맨즈 마켓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 남성들이 새로운 디자이너 레이블을 즐기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으며 이를 지원하고 뒷받침해줄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편집 매장을 통해 소개되었으며,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에겐 잘 알려진 브랜드다. 라펠이 좁고 재킷과 팬츠는 짤막하게 크롭트된 톰 브라운의 수트는 유행에 민감한 이들만을 위한 옷은 아니다. 진정한 아메리칸 클래식이 무르익었던 1950년대와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의 스티브 매퀸 등 클래식 아이콘에서 영감을 얻어 모던하게 재해석했다. 재킷과 팬츠, 스웨터, 셔츠 등의 커팅 실루엣은 젊은 취향을 따르지만, 옷을 만드는 방식만큼은 아주 정교한 핸드 테일러링을 고수한다. 2001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맞춤복 사업으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잘 재단한 좋은 옷을 만들겠다는 열망이 지금의 명성을 구축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스타일에 민감한 남자들이 추종하는 디자이너

현재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남성 디자이너로 톰 브라운을 꼽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면도날처럼 예리하게 테일러드된 그레이 수트 차림으로 뉴욕 거리를 활보하는 그는 해외 스트리트 블로거들에게 늘 관심의 대상이 된다. 2004년 S/S 시즌부터 뉴욕 패션 위크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의 유명세가 시작된 것은 2006년 CFDA가 선정한 올해의 미국 남성복 디자이너 상을 받으면서부터다. 랄프 로렌, 캘빈 클라인, 마크 제이콥스, 톰 포드 등 당대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 모두 CFDA 수상자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실력은 이미 검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 후 미국 정통 클래식 브랜드 브룩스 브러더스에서새로운 이미지를 얻기 위해 블랙 플리스(Black Fleece) 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으며, 패딩 브랜드 몽클레어 남성 컬렉션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개성이 분명하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패션

남자들 사이에도 스트리트 패션을 다루는 해외 블로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피렌체 남성복 박람회인 피티 워모(Pitti Uomo)에 모인 스타일리시한 남자들은 톰 브라운의 그레이 톤 온 톤 수트를 유니폼처럼 입고 있다. 복숭아뼈를 드러낸 채 투박한 옥스퍼드 슈즈를 신고, 수트와 같은 소재로 맞춘 타이와 재킷 안에 카디건을 갖춰 입는 스타일링이 대표적이다. 특히 톰 브라운을 상징하는 블루, 레드, 화이트 그로그랭(grosgrain) 테이프 장식은 재킷의 소매 단추 아랫 부분이나 안감 등 시그너처 디테일로 쓰인다.
단단히 맞는 어깨선, 손목이 보이는 짧은 소매와 복숭아뼈가 보이는 수트는 어깨가 둥글고 아래로 처진 데다 체형이 왜소한 아시아인들에게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지 않은 키와 뭉툭하고 다부진 체형의 톰 브라운 자신이 이를 증명해주었다. “패션과 스타일은 옷을 입는 사람 안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 방식은 자연스러워야 한다”라는 그의 말은 세탁 후 바로 건조해서 입는 셔츠의 자연스러운 방식과 느낌을 추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톰 브라운 최초의 숍 인 숍 형태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매장에서는 옥스퍼드 셔츠, 카디건, 니트, 수트, 코트뿐 아니라 컬렉션 라인, 편안하게 매치할 수 있는 후드 티셔츠와 코튼 팬츠,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문의 02-3438-6255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