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F/W Men’s RunWay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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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1, 2014

에디터 권유진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고, 모두 다 입고 싶은 충동이 들 만큼 커머셜하고 실용적인 맨즈 웨어가 4대 도시 컬렉션의 런웨이를 점령했다. 자, 이제 이 페이지의 핫 트렌드를 확인하고 지갑을 열 일만 남았다.

젊은 감성과 스트리트적인 요소 대두

남성 컬렉션이 매 시즌 더욱 기대되는 건 시즌을 거듭할수록 격동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맨즈 웨어 시장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진화하고 고급화되는 소재의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른 스타일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여성스러운 컬러 팔레트와 디테일을 서슴없이 활용하는 것만 보아도 남성복 시장이 얼마나 활기를 띠는지 실감할 수 있다. 남성복에 눈길이 가는 또 다른 이유는 실험적인 시도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해 구매욕을 상승시키는 커머셜한 아이템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야말로 절충적이고 웨어러블한 스타일을 제안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먼저 위시 리스트에 당장 추가해도 좋을 만큼 다채롭고 실용적인 아우터가 대거 등장했는데, 어떤 종류의 아우터든 한층 젊어졌다는 점이 새롭다. 대표적으로 소재, 길이, 실루엣으로 다양한 변화를 준 피코트를 꼽을 수 있다. 기본 스타일은 유지하되, 소재에 변화를 준 제품이 주를 이룬다. 퍼처럼 보이는 울을 사용해 구조적인 디자인의 피코트를 선보인 엠포리오 아르마니, 피코트에 퍼를 장식적으로 매치한 페라가모가 그 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포멀한 수트에 무심하게 툭 걸친 클래식한 후디 코트를 제안했고, 수트에 파카를 매치한 캘빈 클라인은 보다 활동적인 젊은 감성의 비즈니스 아우터를 선보였다. 수트 역시 캐주얼한 제품이 강세다. 노타이로 연출하고 기장이 짧으며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디스퀘어드2는 클래식한 울 수트의 슬리브와 프런트 패널에 가죽이나 데님 디테일을 패치워크하는가 하면, 루이 비통은 어깨의 패드를 제거하고 주름이 생기지 않는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위크엔드 수트를 선보였다. 여자가 봐도 탐날 만큼 고급스러운 니트 컬렉션도 주목하자. 목선 가까이 올라오는 크루넥 니트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 셔츠나 재킷에 매치하는가 하면 펜디의 롱 스웨터 코디네이션처럼 아우터 아래로 니트가 드러나게 연출하기도 했다. 목선이 여유로운 터틀넥 니트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보테가 베네타의 터틀넥과 같이 칼라처럼 접어 연출하는 스타일은 목이 짧아 보일까 봐 걱정했던 사람에게 희소식이 될 듯.



클래식하고 친숙한 모티브부터 키치한 패턴까지

컬렉션 전반적으로 실용성이 부각되는 만큼 몸을 구속하지 않는 편안함도 중시된다. 트레이닝 팬츠를 연상케 하는 이지 팬츠(보테가 베네타)와 여유 있는 와이드한 실루엣의 테일러드 팬츠(미쏘니, 프라다)가 대표적. 이는 스포티한 느낌이 아닌 캐시미어 니트나 드레시한 실크 셔츠와 매치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룩을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다. 겨울 시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모피와 가죽 아이템도 남성 컬렉션에서 빼놓을 수 없다. 시어링, 라쿤, 폭스 등 다채로운 소재의 퍼를 소개했는데, 공통점은 여성 모피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느낌에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더한 야성적인 무드의 퍼를 강조했다는 점. 실루엣 역시 볼륨감 있게 디자인해 스타일에 강렬한 임팩트를 더한다. 작년에 이어 올겨울에도 무스탕의 열기는 계속될 전망. 지난 시즌에는 비현실적으로 커다란 오버사이즈의 무스탕 코트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 시즌엔 좀 더 경쾌하고 활동적인 디자인이 눈에 띈다. 아우터뿐만 아니라 스웨트셔츠, 팬츠에도 활용되며, 무스탕의 시어링을 겉면에 노출시켜 마치 퍼 재킷처럼 연출한 루이 비통의 룩도 눈여겨보자. 컬러 트렌드는 F/W 시즌에 걸맞게 카키, 캐멀, 딥 그린 등의 어스 컬러와 더불어 코발트 블루, 파스텔 계열이 포인트 컬러로 등장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바로 차콜 컬러가 블랙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 등 4대 컬렉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깊은 색감의 차콜 컬러는 톤온톤으로 매치해 세련된 느낌을 내고, 블랙 대신 포인트 컬러로 사용되었다. 모던한 레트로 컬러의 향연도 이어졌는데, 안개가 낀 듯 탁하면서도 풍부한 컬러 톤의 더스티 파스텔컬러를 키 컬러로 제시한 구찌의 컬렉션을 참고할 것. 프린트는 클래식하고 친숙한 모티브부터 아트와 결합해 위트를 더한 키치한 패턴까지 적극 활용되었다. 전통성이 돋보이는 체크 패턴은 에트로, 생로랑, 에르메네질도 제냐에서, 동물원을 연상케 하는 각종 동물 모티브는 폴 스미스, 발렌티노에서 위트 있게 표현했다. 더불어 아트를 메인 테마로 해 영국 화가들의 작품, 런던 지도 프린트를 활용한 버버리 프로섬 역시 패션 피플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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