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대 토머스 버버리의 개버딘 소재 레인코트를 최초로 선보인 이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정형화된 레인코트를 디자인하면서 기능성 견장, 가죽 허리띠, 그리고 D-링(D-ring)을 디자인에 응용한 ‘트렌치코트’가 탄생했다. 이후 버버리 ‘트렌치코트’는 지속적으로 레인웨어(rainwear)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으며, 전통적인 메탈 소재의 D-링 디테일은 여전히 장식의 일부로 남아 있다.
현재 버버리 트렌치코트는 상상을 초월한 다양한 색상과 소재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1백57년간 진행해온 진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1 비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줄 수 있도록 깃의 뒷부분을 조여주는 부분. ‘스롯래치’라 부른다.
2 ‘컬리지디테일’이 적용된 옥스퍼드, 캠브리지 패턴이 들어간 니트와 어울리는 클래식한 남성 트렌치 코트. 2012 F/W 컬렉션.
3 페플럼 디테일이 특징이었던 2012 F/W 버버리 프로섬 트렌치코트.
4 포목상으로 시작하여 혁신적인 ‘개버딘’이라는 직물을 개발하면서 오늘날의 버버리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한 버버리의 창시자, 토마스 버버리.
5 트렌치코트가 더 이상 군인을 위한 의상이 아닌 기성복으로 자리잡은 후, 패션 아이템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20년대 버버리 트렌치코트의 일러스트 광고 이미지.
6 바람, 눈, 그리고 비에 강한 소재임을 강조하는 버버리 트렌치코트의 초기 광고 캠페인. 강인한 군인이나 탐험가의 제복으로 사랑받기
시작한 이유이다.
7, 8 트렌치코트 디테일에서 변형된 울 소재의 아우터웨어들. 버버리는 소재, 직물의 패턴, 색상 등으로 다양한 아우터웨어를 선보인다.
2011 F/W 제품.
1880년대 초, 토머스 버버리의 두 아들인 토머스 뉴먼 버버리(Thomas Newman Burberry)와 아서 마이클 버버리(Arthur Michael Burberry)가 그의 사업에 동참하면서, 회사 이름을 ‘토머스 버버리 & 선즈(Thomas Burberry & Sons)’로 정했다. 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토머스 버버리는 런던 서부 지역에서 사업을 활성화하기로 결정했고, 개버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배싱턴(Basington)의 런던 거리와 랭커셔(Lancashire) 지역에 공장을 설립했다. 1891년, 토머스 버버리는 런던 해이마켓(Haymarket)에 최초의 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1890년대에 최초의 버버리 개버딘 레인코트를 선보였다. 개버딘은 무게에 따라 다섯 종류로 생산되었으며, 우수한 품질과 실용성으로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명품으로 알려졌다. 그가 토머스 버버리의 개버딘 코트를 입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내 버버리를 가져오게”라고 말한 것이 널리 퍼져, 오늘날 ‘버버리’라는 패션 용어를 만들어내면서 트렌치코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9 2012 S/S 광고 모델이었던 영국 배우 에디 레드메인과 카라 데레바인.
10, 11 다양한 스타일로 변형된 트렌치코트를 선보인 2013 F/W 컬렉션. 애니멀 프린트와
‘러버’라는 독특한 소재를 적용했다.
12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을 론칭하여 12년째 이끌어가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
크리스토퍼 베일리. 2013 F/W 남성 쇼의 백스테이지에서 모델들과 함께.
14 1백57년 전통의 버버리를 상징하는 헤리티지 중 하나인 ‘하우스 체크’ 패턴.
15 ‘앞으로 전진하다’ 라는 뜻을 지닌 프로섬을 상징하는 기사(knight)가 새겨진 트렌치코트의 단추.
16 영국을 대표하는 명사인 데이비드 베컴의 둘째 아들인 로미오 베컴이 모델이 되어 화제를 모았던
2013 S/S 트렌치코트 광고 캠페인.
탐험가인 R. F. 스콧(R. F. Scott)과 어니스트 섀클턴(Ernest Shackleton)도 경도 탐사 여행 때 버버리 개버딘으로 만든 외풍 보호 처리 오버올을 입었다. 가벼우면서 외풍을 막아주는 버버리 수트는 비행사와 벌루니스트(balloonist: 열기구 타는 사람)에게 사랑받았으며, 존 윌리엄 올콕(John William Alcock)과 아서 위튼 브라운(Arthur Whitten Brown) 중위는 1919년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할 때 버버리 옷을 입었다. 또 존(John) 경은 토머스 버버리에게 ‘대서양 횡단 비행을 할 때 제가 당신에게 주문했던 버버리는 너무 만족스러웠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잦은 안개, 비 혹은 진눈깨비에도 저는 최대한 따뜻하고 습기가 낮은 편안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겼다. 1924년, 버버리는 버버리 체크를 상표 등록했으며, 트렌치코트의 안감에 사용했다. 1926년, 토머스 버버리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아들 토머스 뉴먼 버버리는 그다음 해에 세상을 떠났다. 아서 마이클 버버리는 계속 해이마켓에서 일하다가 1951년에 은퇴했다. 1955년, 버버리는 영국 여왕에게서 로열 워런티(Royal Warranty)를 받았다.
이후 2000년 9월 런던 본드 스트리트(Bond Street)에 새롭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뉴욕, 일본, 밀라노, 로마,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2001년 로베르토 매니체티의 뒤를 이어 구찌와 도나 카란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her Bailey)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2013년 현재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로 영입하면서, 버버리 프로섬 라인이 탄생했다. 2008년 1백53년간 해이마켓에 있던 버버리 본사를 웨스트민스터 지역의 호스페리로 이전하며 버버리는 새로운 도약을 시도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회사 내외부적으로 모든 환경과 업무 방식을 ‘디지털’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으로 바꾸면서, 최초로 패션쇼를 생중계하는 등 패션과 접목한 다양한 디지털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을 통한 브랜드의 현대화 작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버버리의 오랜 전통을 계승함과 동시에 혁신적인 원단 개발과 현대적인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