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무엇이 대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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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1, 2011

글 김정남(IT 전문 멀티 라이터, http://itthreekingdoms.com/) | 일러스트 김상인

2011년 1월 골드먼 삭스가 페이스북의 시장 가치를 5백억달러로 인정하고 4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페이스북은 다시 한 번 전 세계 뉴스를 장식했다. 이제 창업한 지 6년밖에 안 된 회사이고, 2010년 매출이 20억달러로 추정되는 상황이라 골드먼 삭스의 투자는 각종 언론으로부터 거품, 뻥튀기, 과대평가라는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5백억달러의 가치라면 이베이나 타임워너, 듀폰, 모건 스탠리 같은 거대 기업보다도 더 큰 평가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골드먼 삭스는 왜 이런 무모한 투자를 했을까?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아깝지 않을 만큼 페이스북이 대단한 이유, 도대체 무엇일까?



페이스북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1984년 뉴욕 답스 페리(Dobbs Ferry)에서 치과 의사인 아버지 에드워즈와 심리학 박사인 어머니 카렌 사이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였다. 학창 시절 수학, 물리 분야에서 상을 받았으며 프랑스 어와 라틴 어, 고대 그리스 어 등을 쓰고 읽을 수 있다고 한다. 펜싱팀의 주장으로 MVP에 선정되기도 한 그가 가장 좋아하고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것은 컴퓨터였다. 12세 때 윈도 3.1이 설치된 486 DX 컴퓨터로 가족을 위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축할 정도였다. 중학교에 다닐 때는 모노폴리나 로마제국을 주제로 한 컴퓨터 게임을 제작하며 프로그래밍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친구와 함께 사용자에게 음악을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인 시냅스(Synapse)를 만들었는데, AOL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들이 이 프로그램을 1백만달러에 구입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2004년 자신이 가입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프렌드스터에서 영감을 얻은 마크 주커버그는 직접 서비스를 만들 생각으로 TheFacebook.com 주소로 도메인을 등록했다. 그리고 하버드대학 학생들이 직접 사진과 프로필을 올리고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서비스를 구상했다. 온라인을 통해 친구들과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근황을 전하는 이 서비스는 오직 하버드대학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었다. 하버드대학 학생만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은 가입자들에게 묘한 우월감을 심어주었고, 학교 내에서 이성 친구를 사귀거나 인간관계를 확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도구가 되었다. 덕분에 마크 주커버그는 여러 가지 이득을 얻었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었다면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서버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또 주변 친구들과 하버드대학의 학교 신문을 통해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론칭과 함께 하버드대학 내에서 화제가 되었다. 오픈한 지 3주 만에 가입자 수가 6천 명이 넘어섰고, 다른 학교 학생으로부터 자신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마크 주커버그 역시 원대한 꿈이 있었던 만큼 하버드대학에서만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도 하루에 하나씩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학교의 수를 추가해갔다. 2004년 2월에 서비스한 페이스북은 5월에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 덕분에 페이스북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1천만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을 정도였다. 그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과 직장인도 페이스북에 가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수치로 보는 페이스북의 대단함

지난 1월 골드먼 삭스는 페이스북의 가치를 5백억달러로 평가했다. 그리고 4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어찌 보면 무모할 수도 있는 이 엄청난 금액을 골드먼 삭스가 페이스북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실패의 위험은 분명히 상존하지만 페이스북이 구글을 위협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우월함은 수치만으로도 쉽게 증명된다. 페이스북은 2008년 8월에는 1억 명의 회원을 유치했는데, 2009년 4월에는 2억 명을 돌파하고, 2009년 9월에 3억 명, 그리고 2010년 2월에 4억 명, 2010년 7월에 5억 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였으며 현재 페이스북의 회원은 6억 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드먼 삭스가 투자를 결정할 때 즈음에 JP 모건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2010년 8월과 10월 사이에 미국의 네티즌 중 70%가 페이스북에 접속한다고 밝혔는데, 전년보다도 22%나 상승한 수치였다. 페이스북 유저들은 인터넷 하는 시간의 10%를 페이스북 접속에 할애했는데, 이는 야후나 구글보다 높은 수치였으며 페이스북 가입자 중 절반이 넘는 숫자가 매주 페이스북에 접속한다고 밝혔다. 트래픽 발생률은 구글보다 떨어지지만 성장세가 돋보이는 것이다. 2010년 10월을 기준으로 아마존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의 경우 19.9%가 구글의 도움을 받은 것에 비해서 페이스북은 7.7%를 기여했다. 하지만 불과 1년 전에 1.8%였음을 생각하면 가히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한편 히트와이즈 자료에 의하면 2010년에 페이스북은 구글을 제치고 방문자 수 1위를 기록했으며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한하게 확장되는 세상

페이스북의 대단함은 이런 기록적인 수치보다도 앞으로가 훨씬 기대되는 서비스라는 점에 있다. 원래 페이스북에는 이렇다 할 서비스가 없었다. 하지만 사진 공유 서비스를 만들자 업계에서 바로 1위로 도약했다. 마크 주커버그는 이를 통해서 사람들이 친한 사람과 무엇인가를 공유하면 더욱 적극적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깨닫고 페이스북을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가 아니라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계획을 세운다.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사람들이 맺은 인간관계, 즉 소셜 그래프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면 색다르고 인기 있는 프로그램들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2007년 5월에 열린 F8 행사에서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내부 함수를 이용해 외부 개발자들이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플랫폼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이 플랫폼이 된다는 것은 페이스북 내에서 윈도나 아이폰에서처럼 게임이나 오피스 같은 각종 앱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페이스북 내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앱인 Docs가 있는데, 이를 통해 문서를 작성할 수 있고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다. 양질의 앱은 페이스북에 사용자를 불러 모으는 킬러 콘텐츠 역할을 한다. 페이스북이 마이 스페이스를 앞설 수 있었던 결정적인 사건으로 사람들은 바로 이 오픈 플랫폼 전략을 든다. 이때 플랫폼을 외부 개발자들에게 공개함으로써 다양한 앱이 쏟아졌고, 페이스북은 다른 회사가 범접하기 힘든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플랫폼이 공개된 이후 가장 성공한 앱으로는 온라인 게임인 ‘스크래뷸러스’가 있다. 이는 인도 출신의 프로그래머와 함께 만든 게임으로, 하루 50만 명이 즐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마크 주커버그의 할아버지는 손자가 개발한 페이스북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스크래뷸러스를 플레이하기 위해서 페이스북을 이용할 정도였다.

2007년 F8 행사 후 6개월 만에 페이스북에 등록된 앱은 1만4천 개가 넘어설 정도로 개발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2천4백만 명이었던 가입자 수도 두 배로 늘어나면서 당시 1위를 기록하던 마이 스페이스와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페이스북 가입자 수는 1년도 지나지 않아서 7천만 명을 넘어서더니 2008년 5월에는 마이 스페이스의 방문자 수 1억4천6백만 명보다 9백30만 명이 많은 1억5천5백30만 명의 방문자 수를 기록해 세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플랫폼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는 데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수익성이다. 플랫폼 안에 있는 개발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바람직한 생태계라는 사실이 검증되어야만 개발자들이 계속해서 수준 높은 앱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미 페이스북의 생태계에는 큰 이익을 보는 업체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페이스북으로 소셜 게임을 만드는 징가는 한 달 이용자 수가 2억 명이 넘는다는 팜빌과 시티빌을 히트시킨 덕분에 시장 가치가 1백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다른 소셜 게임사인 플레이돔은 디즈니에 7억6천3백만 달러라는 막대한 금액에 인수되기도 했다.

이렇게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한 페이스북에서는 1백만 명의 개발자가 이미 60만 개 이상의 앱을 만들어냈으며, 사용자들의 3분의 2가 하나 이상의 앱을 설치했다. 다양한 앱 덕분에 사람들은 인터넷을 일일이 돌아다닐 필요 없이 대부분의 일들을 페이스북 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페이스북은 이미 채팅, 이벤트 관리, 이메일, 블로그(페이스북의 노트 기능은 블로그와 여러 가지로 유사하다), 전자 상거래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렇게 앱과 각종 서비스를 페이스북 내부에 쌓아놓는 모습을 보면 인터넷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포식자의 모습이 절로 떠오를 정도다.

 

최고의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중요해짐에 따라 미래 웹의 지배자가 구글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견해가 대두되었다. 이미 구글은 인터넷에서 누리던 독점적 지위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2007년 주가가 7백7달러에 이르며 시가 총액 2천2백6억7천9백만달러로 미국에서 네 번째로 비싼 회사로 등극하면서 승승장구하기도 했지만 4년여가 지난 지금은 오히려 시가 총액이 1천8백60억달러로 축소되었다. 이 때문에 구글이 맞닥뜨린 가장 첫 번째 문제는 인재 유출이다. 인재들은 연봉뿐만 아니라 스톡옵션의 매력 때문에 기업을 선택하기 마련인데,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아직 상장도 되지 않은 페이스북이 성장 잠재력 면에서는 더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의 황제였던 구글은 가장 우수한 인재를 가장 우선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회사였지만 이제 인재들은 구글이 아니라 페이스북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에서 승승장구하던 셰릴 샌드버그, 그렉 바드로스, 에릭 청, 데이비드 피셔, 매슈 패퍼키포스, 라스 라스무센 같은 핵심 인재가 페이스북으로 옮겼다. 엑소더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구글을 그만두고 페이스북에 이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IT는 절대적으로 사람의 능력이 중요한 분야인 만큼 인재 유출은 고스란히 회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근 구글은 페이스북에 직원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전 직원의 연봉을 10% 인상시켜주고 휴가비까지 지급하는 등 각종 당근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구글의 실적을 떨어뜨렸고, 2011년 1분기 결산 발표 후 주식이 무려 5%나 떨어지는 원인이 될 정도였다. 기업의 미래는 어느 기업에 사람이 몰리느냐를 보면 알 수 있다. 구글이 직원들의 연봉까지 올려주면서 페이스북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현재 상황은 페이스북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페이스북은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데이터 센터와 서버를 공개해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회사의 테이터 센터와 서버는 인터넷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일급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자사의 서버 구축 방법과 기술 사양 그리고 CAD 도면까지 함께 공개해버렸다. 유명 업체의 제품보다도 38%나 성능이 좋은데 비용은 오히려 24%나 싸게 구축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서버는 에너지 효율이 93%나 좋다고 한다. 페이스북이 이렇게 자사의 서버 운영 시스템을 공개한다는 것은 신생 기업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인 에너지 절약에도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공익을 위한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뒤집어보면 페이스북이 그만큼 서버 기술에 자신감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이 이번에 공개한 서버 관련 기술은 페이스북이 구글에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앞으로 페이스북과 구글은 인터넷 황제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전쟁을 펼칠 것이다. 그런데 구글과 페이스북의 전쟁에서 우리는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패러다임이 기술에서 인간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IT 회사는 모든 것을 기술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스티브 잡스의 말은 기술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뜻한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상징이 로봇인 것처럼 철저히 기술 중심적인 사고를 고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글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술은 중요하며 기술을 보유한 구글이 쇠퇴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페이스북 시대의 도래는 인터넷에서도 이제 사람 냄새 나는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는 기술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도 분명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 기술에 사람을 담아냈기에 6억 명 가까이 모을 수 있었고, 그래서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회사가 되었으며, 기술 중심의 구글을 위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는 이제 기술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인 사고가 절실한 세상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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